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24]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24]
  • 정희성
  • 승인 2020.04.0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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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2)
지난 이야기 때 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가운데 현금을 갈음할 수 있는 ‘맞돈’과 동전과 지폐를 뜻하는 ‘쇠돈’, ‘종이돈’ 이야기를 했었지요. 오늘도 이어서 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낱돈’이라는 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말은 ‘돈머리를 이루지 못한 한 푼 한 푼의 돈’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0원, 50원, 100원, 500원과 같은 쇠돈을 가리킬 때 많이 쓰지만 1000원짜리 종이돈을 말할 때 쓰기도 하지요. 종이돈 1000원을 쇠돈 100원 짜리나 500원짜리로 바꿀 때나 10,000원 짜리를 1000원짜리 열 장으로 바꿀 때 낱돈으로 바꾼다고 하는데 비슷한말에 ‘낱푼’이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자주 듣고 쓰는데 요즘에 쓰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동전으로 바꿔 주세요” 하거나 “1000원 짜리로 바꿔 주세요” 처럼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낱돈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잔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단위가 작은 돈’을 뜻하기 때문에 위에서처럼 1000원을 100짜리고 바꾸거나 10,000원을 1,000원으로 바꿀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또 이 말은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가리킬 때 쓰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뜻으로 ‘잔돈푼’을 쓰는데 ‘자질구레하게 쓰는 돈’을 가리킬 때도 쓴답니다. 비슷한말로 ‘푼돈’도 있습니다. 그리고 옛날부터 이 잔돈은 꿰거나 싸지 않은 흩어진 쇠붙이 돈이라는 뜻으로 ‘사슬돈’이라고도 했습니다. 잔돈, 잔돈푼, 푼돈, 사슬돈을 묶어서 기억해 두시면 더 좋을 것입니다.

이어서 잔돈과 맞서는 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설에 받은 설절돈도 아마 거의 다 맞돈이었을 것입니다. 여러 어른께 절을 올리고 받은 돈을 모으면 꽤 많아지는데 저희 집 아이들 둘이 받은 돈을 더하니까 두툼하더군요. 아이들이 더 많은 집이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설절돈 하나하나는 얼마 되지 않는 ‘잔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잔돈’을 모으면 ‘목돈’이 됩니다. 말집 사전에서는 ‘한몫이 될 만한 많은 돈’을 뜻한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흔히 ‘목돈 마련 저축’이나 “집을 사려면 목돈이 들어간다” 처럼 많이 쓰는 말이라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과 비슷한말에 ‘모갯돈’이라는 말이 있는데 토박이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에 ‘뭉칫돈’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목돈, 모갯돈, 뭉칫돈’을 묶어서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돈이 나오기도 하고 생기기도 하지요. 그렇게 어쩌다가 또는 우연히 생긴 돈을 가리켜 ‘뜬돈’이라고 합니다. ‘뜬돈’을 바라고 살면 안 되겠지만 ‘뜬돈’을 마다할 까닭은 없을 것입니다. 가끔 뜬돈이 생기면 기분도 좋으니까 말입니다. 어쩌다 생긴 돈인 ‘뜬돈’은 그 액수가 많지 않을 때 쓰는 말인데 ‘뜻하지 않게 갑작스레 많이 생긴 돈’은 ‘벼락돈’이라고 합니다. 흔히 복권이 당첨된 사람을 가리켜 “돈벼락을 맞았다”라고 하는데 “벼락돈이 생겼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벼락돈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 가운데 복권을 사는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재미로 한두 차례 해 보는 것은 괜찮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첨이 되지 않으면 복권을 산 돈은 날돈이 되고 말테니 말입니다. 흔히 ‘생돈’이라고도 하지요. “복권 사는 데 날돈 5000원을 날렸다” 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알고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토박이말이 많습니다. 생고기, 날고기와 같은 짜임인 ‘날돈’, ‘생돈’도 앞으로 자주 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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