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진주의료원 폐원의 교훈
[의정칼럼]진주의료원 폐원의 교훈
  • 경남일보
  • 승인 2020.04.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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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진주시의원
지금도 진행형인 코로나19는 곧 확진자가 멈추고 상황이 종료된다 해도 지난 2002년 사스나 2012년 메르스 때와는 달리, 우리 삶의 페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자체는 물론 정부에서도 정책의 중요도나 예산의 우선순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

지난 2014년 7월 진주시의회에서는 진주의료원 건물을 서부청사 등 공공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요청한 경남도의 요구에 따라 ‘진주도시관리계획결정(변경) 입안을 위한 의견청취의 건’을 심의하고 있었다. 갓 시의원에 당선된 필자는 이렇게 주장을 하며 원안 통과에 앞장을 섰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1925년 일제는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그들의 입맛대로 진주에 있던 경남도청을 부산으로 옮겨가 버렸습니다. 이제 그 일부지만 90년 만의 도청귀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좋은 때를 놓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2014년 7월 24일 의회속기록)”

당시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3년 3월 휴업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의결함으로써 진주의료원 100년 역사의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 뒤였다. 강성노조의 특혜성으로 인한 만성적인 재정적자가 폐원의 이유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것보다는 도지사 자신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이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쨌든 그 후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요구하였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에 서부청사 등 공공시설 활용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재개원 불가’라는 대못을 박는 행정절차를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필자도 진주의료원 재개원보다는 도청(서부청사) 이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도시계획변경결정에 적극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국가를 넘어 세계재난으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 6년 전 내가 가졌던 생각과 주장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언론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병상이 부족하여 입원 대기환자가 발생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올 때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혼자 힘으로 정책이 좌우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 한 나 자신의 역량이 너무나 부끄럽다. 서부경남은 다른 곳에 비해 코로나19의 확산이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서 다행이다. 만에 하나 이곳이 대구처럼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죄책감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서부청사는 ‘잘 살고 못 살고’의 문제, 진주의료원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진주의료원 재개원이 우선이여야 했다. 서부청사는 번듯한 새 청사를 지어서 이전하는 것이 순서, 다행이 경남도에서는 얼마 전 서부경남 거점 공공병원 설치를 정부에 건의 하였다. 경남 총 108개 병원 중 서부경남에는 22개, 종합병원은 경남 24개 중 서부경남은 고작 3개, 수치만 보아도 서부경남 의료시설의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지역거점 공공병원 설립에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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