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코로나 19 우울증, 숲에서 치유하자
[경일포럼]코로나 19 우울증, 숲에서 치유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04.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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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뭐 대수롭지 않은 독감이나 감기바이러스겠지 생각했다. 한 달이 넘어가면서 심각(?)할 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고, 이젠 아예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인들도 만나길 꺼려 하고, 그게 전화까지 하지 않게 되는 인간적 거리두기(!)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스컴에서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알려주는 방송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코로나’란 소리만 나와도 신경이 곤두선다. 목이 칼칼하거나 코가 간질거리기만 해도 ‘이거 코로나 아냐!’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정신적 우울감에 더해 무기력 증세다. 이런 현상은 아마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국민 모두가 그럴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말고, 서넛이라도 같이 식사를 하거나 모여 놀지 말라는 경고가 문자폭탄으로 날아드는 시국에 갈 데가 없다. 집콕으로 TV리모컨이나 눌러대야 하고, 이로 인해 갑갑증은 심해간다. 이런 환경에서 유일하게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곳이 있다. 산이다. 숲이다.

2007년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와 노르웨이 생명대학교의 합동연구서에 따르면 자연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나 정신적 피로가 해소돼 질병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식물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감염을 막기 위해 생성하는 ‘피톤치드’는 인간의 면역계와 순환계 등에도 일부 같은 작용을 한다. 산림욕이 그것이다. 숲이 우거진 곳에 가면 자연스레 나무와 풀이라는 자연과 접촉하게 되고, 이는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우울증을 완화한다. 우울한 사람에게 산림욕이 도움이 되는 이유다. 숲으로 산책을 나가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는 소리를 듣거나 새들의 소리를 들으면 도시의 소음에 묻혀 살던 공해와 소음에서 해방돼 기분이 좋아지는 ‘숲의 마스킹효과’를 얻는 거다. 코로나 19의 필수장착물인 마스크를 쓴 덕과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보는 거다.

산림당국에서는 전국 각지에 18개의 ‘치유의 숲’을 만들었다. 치유의 숲은, 숲에서 피곤한 심신을 쉬고, 건강을 되찾자는 것이다. 산림에 피톤치드(phytocide)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피톤치드가 생리적 긴장완화 효과를 주고, 리렉스 효과를 주어 혈압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뇌활동을 유의적으로 진정화시켜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이러한 피톤치드로 인해 산림에서 놀다 돌아온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치유되었거나 효과를 본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숲의 치유효과를 일상 속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넣는 것은 피톤치드의 방부효과를 활용해 송편이 잘 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뽕나무 잎에서 나오는 흰 즙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민간요법도 피톤치드의 항균작용을 이용하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사우나를 할 때 얇은 자작나무 가지로 몸을 두드리는 행동이나 나무 욕조를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나무의 치유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피톤치드의 다양한 효과 중 항균효과와 면역력 증강효과는 과학적으로 잘 증명되어 있다. 충북대학교 동물의학연구소 실험결과,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는 폐렴, 고열, 설사를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을 95%, 여성 질병의 원인인 칸디다균을 80% 살균했다. 병원감염의 원인인 항생제내성포도상구균도 50% 정도 살균하는 효과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다. 숲에 가면 암이나 감기증상이 좋아지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무나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다양한 종류의 피톤치드와 숲의 좋은 환경이 인체의 생리적 화학반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피톤치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산림욕은 봄과 여름이 좋다. 숲이 내보내는 피톤치드의 양이 봄부터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 최대치에 달하기 때문이다. 집콕만 하다 도저히 갑갑해 못 견디겠다면 마스크를 쓰고 근처 산이나 숲으로 가서 산림욕을 즐겨보라. 코로나 19로 인한 우울증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높아질 것이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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