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선택에 지역 미래가 달렸다
유권자 선택에 지역 미래가 달렸다
  • 문병기
  • 승인 2020.04.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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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사태가 몰고 온 충격들로 인해 그 열기가 예전만큼 못하지만, 그래도 누가 ‘금배지’의 주인공이 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회의원은 단순히 입법부의 구성원이기 이전에, 지역민과 국민의 대표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누가 국회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지역과 국가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 자리는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일 잘하는 ‘머슴’, 투철한 ‘희생정신’이 요구된다.

하지만 권력욕이나 우월감에 취하고 때론 무능해서, 그 본분을 망각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이런 사람들이 나라를 파탄내고, 지역을 낙후시키거나 곤경에 빠뜨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아왔다.

사천이 그랬다. 사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이면 푸념을 한다. ‘지지리 국회의원 복도 없는 지역이라고…’. 이 말에는 잘 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이자 반성의 의미가 짙게 깔려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사천사람들은 지금도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떠올린다. 당시 사천에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집권당의 사무총장이 버티고 있었다. 보수세가 강한 곳인 데다 상대는 소수정당 후보였기에, 그의 압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참패를 했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라 충격적이었고,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집권당사무총장을 누른 이는 국회에서 ‘공중부양’으로 사천을 널리 알린 바로 그 인물이다.

사천사람들에게 아직도 그 일이 회자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이면 절대 권력의 소유자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수백억 원의 국비를 지역에 내려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시절이었다. 만약 그가 당선 됐더라면 ‘사천 발전을 20년은 앞당겼을 것’이란 자조 섞인 얘기들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4년 동안 중앙부처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공공연한 비밀도 없었을 것이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2012년 제19대 총선은 사천·남해·하동선거구가 통합이 됐다. 현재 3선 의원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이란 막강한 자리에 있는 그분이 당선됐다. 하지만 그도 지역민들을 실망시키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몇 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러다보니 그에 대한 8년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가 않다. 3선에 법사위원장이 되면 지역발전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믿은 지역민들은 당선이란 선물을 안겼지만, 그는 지역민을 속였다. ‘막말 논란’ ‘버럭 상규’가 대변해주듯, 그도 지역을 위해 헌신한 국회의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제 지역민들은 정말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원한다. 대중적인 인기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큰 머슴’을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앞선 선택에 대한 후회와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다시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항공우주산업도시 사천, 보물섬 남해, 알프스 하동을 완성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절박한 심정이다. 그만큼 국회의원의 힘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당에 얽매이고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지다보면 제대로 된 인물을 뽑을 수 없다. 이번 만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자. 유권자의 한 표에 지역의 미래가 달렸다.
 
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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