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미세플라스틱을 우리는 먹고 있다
[경일포럼]미세플라스틱을 우리는 먹고 있다
  • 김성규·진주교육대학교 교수
  • 승인 2020.04.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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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사스, 메르스의 힘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5년 ‘네이처 메디슨’저널에서 어느 학자가 야생 박쥐 관련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견했다. 그러나 우리는 사스·메르스의 고통을 잊은채 설마하고 안심해왔지만 지난해 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최근 사이언스 잡지에 북태평양 심해 필리핀, 6500m 마리아나 해구에 사는 벼룩게가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것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실렸다. 그래서 이 벼룩게는 유리테네스 플라스티쿠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인간의 생활공간에 플라스틱 없는 곳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학자들이 플라스틱이란 이름을 넣어 지었다고 한다.

1997년 알귀타호를 타고 세일링 대회에 참여한 찰스무어 선장이 발견한 한반도의 8배나 되는 북태평양 플라스틱 쓰레기 지대를 지난해 TV 공영 채널에서 방영했다. 바다가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북태평양의 한가운데에 플라스틱 탐사에 참여한 한 환경 운동가의 말이 충격을 준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금 우리가 변화거나 아니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세상에 적응해서 사는 길 뿐이다” 최근 수산물, 물, 꿀, 소금, 공기 등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볼 때 북태평양 쓰레기 지대 뿐만 아니라 가까운 바다, 모래사장 등 이제는 우리가 더 이상 플라스틱을 통제할 수도 없고,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환경과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예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학자들에 의해 크기는 조금 다르지만 대략 0.06 또는 333마이크로미터에서 5㎜의 조각이나 파편은 합성 고분자화합물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작게 만들어졌거나, 풍화되어 만들어진 5㎜이하의 조각이나 파편을 말한다. 밀도에 따라 해수보다 가벼운 것은 표층에 떠다니게 된다.

한국 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해안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먹는다. 동물플랑크톤, 패류, 갑각류 등의 소화기관 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예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리고 플라스틱 합성과정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이 생물 소화기 내에서 녹아 나와 2차적 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플라스틱이 전 지구에 분포되어 있어 국제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신종 해양오염물질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에서 배출되는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는 환경호르몬이다. 플라스틱 섬유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어류를 조사한 결과 어류의 동맥류와 아가미 손상, 호르몬 혼란, 그리고 위장에 들어가면 다른 영양소 흡수를 막아 영양실조를 유발한다. 해양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오랫동안 풍화되어 미세플라스틱이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으로부터 인간의 몸으로 들어와 쌓이고 있는 셈이다. 해양생태계 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박정규와 간순영은 환경정책연구 논문집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세 유해물질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이용 확대하고, 재활용 및 재사용 촉구, 클린업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해양생태계 내의 플라스틱 유입을 저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깨끗한 바다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우리도 살고, 해양생태계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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