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을 해결해 줄 후보에게 투표하자
N번방을 해결해 줄 후보에게 투표하자
  •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 승인 2020.04.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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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처음 ‘N번방’이 보도 될 때만해도 국민적 공분이 너무 커서 사태가 금방 해결될 줄 알았다. 주모씨가 잡힌 것처럼 갓갓도 잡히고 N번방의 가해자들도, 돈을 주고 들어간 사람들도 드러나고 이로 인해 제도나 법적 미비점도 보안되거나 그 사태해결을 위한 절차를 밟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들은 SNS를 통해 N번방에 드나들었던 이들을 처벌하자는 해시태그를 달고 있고 울분을 참지못한 많은 이들이 검찰청 앞에 1인 시위를 한다. 국민청원에 잇따르고 이 문제로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처벌하자고도 하고 심지어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중 총선후보부터 먼저 찾아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이들도 있다.

수사는 더디기만 하고 N번방을 다녀간 이들은 숨을 곳을 찾고 있다. 또 다른 수많은 N번방들은 지금의 N번방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범죄의 특성은 쉽게 접할 수 있고 빠르게 퍼진다는 것이다. 그 특성을 잘 알기에 피해자들이 신변노출의 위협 등으로 각종 협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가해자들은 텔레그램이라는 계정을 이용해 원활한 수사를 할 수 없게 함으로써 교묘히 빠져 나간 셈이다.

N번방 사건을 통해 너무도 당연시 되어져 온 잘못된 성문화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대응한 솜방망이 처벌이 키웠다는 것에 대해 이제 많은 이들이 자각하고 있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을 수 없겠지만 여성의 몸을 남성이 지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성문화, 성을 상품화해서 지배하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뿌리 깊은 문화를 바꿔가야 한다.

모 정치인은 N번방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여러 단계를 거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도 “호기심에 들어간 사람은 처벌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여 공분을 샀다. 또한 지난 3월 5일 음란물 제작, 유통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 국회의원은 “청소년이라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로 그런 짓을 자주한다”며 성착취 음란물 제작 옹호 발언을 하기도 해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N번방의 대다수 여성 청소년이었던 피해자들은 협박의 공포속에 두려움에 떨며 성노예가 되었다. 알려지지 않은 디지털 공간 속에서 또 다른 피해자들이 더 숨죽이고 울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디지털 성범죄를 가볍게 보는 거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다가오는 4월 15일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후보자들은 너나없이 진주를 위하여. 시민을 위하여를 외치고 있다. 논어에 “애지, 욕기생(愛之欲其生)” 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게끔 하는 것이다. 누구든 어떤 환경에서든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고 폭력없는 사회에 살 수 있어야 한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하여 성노예라 칭하며 인권을 유린한 이들을 처벌하고 그 N방에서 범죄들을 보며 돈을 지불한 이들을 공개하고 다시는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후보를 원한다. 디지털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한 전면적인 입법을 이행 해줄 그런 후보에게 나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자. 이 N방의 문을 활짝 열어져칠 후보에게 투표하자. 코로나19로 인해 타인을 대면하기도 힘든 요즘, 쌓여진 공보물을 펼치고 인물의 자질을 살피며 공약을 꼼꼼히 봐야하는 이유다. “반드시 투표합시다. 우리에게 희망을 열어줄 후보에게.”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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