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쓴다
역사를 쓴다
  • 허미선 초전초등학교 교사·시인
  • 승인 2020.04.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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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초전초등학교 교사·시인
역사는 우연과 필연의 결합이다. 역사 교과서에서 배우던 인류의 한 역사를 지금 우리는 쓰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이다. 그 역사가 한 해를 지나 벌써 반년을 넘어 서면서 세계는 나라의 벽을 허물고 인류로 뭉치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고 또 그 중심에 학교가 있고 또 그 중심에 교사가 있다. 달리 말하면 교사가 무너지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인류도 끄떡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교사에겐 지금 역사의 우연과 필연을 따질 시간이 아니다. 단지 기둥으로 우뚝 서는 버팀목의 역할로 역사를 써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나라가 방향을 잡는 동안 학교 관리자도 교사도 학부모도 어지러운 마음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금껏 면대 면 학교 교육에서 온라인 화상수업의 방안이 나오자 발 빠르게 학교와 교사는 실험에 들어갔고 장단점을 찾아내었다. 온라인 수업 방안이 나오자 소수의 사람들은 IT강국 운운하며 학교무용론을 내세우며 교사를 적으로 돌리기에 앞장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교육이 100% 지식의 전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람 되는 교육을 하려고 무수한 교사들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서 스승이 되고자 애쓴다. 이제 학교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 역사 속에 교사는 다양한 온라인 수업의 흐름을 타고 일선에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며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혹은 학교 관리자의 어려움은 교사에게 모두 와 닿을 것이며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교사는 기둥으로 우뚝 서야 한다.

앞 선 사람들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지혜로운 생각을 남겨 주었다. 오늘 역사라는 망망대해에 한 척의 배로 떠 있듯 바다의 입장에서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을 때 방파제에 서 보라. 그 작은 배 한척 지나가는데 바다는 온 몸을 떨어 방파제에 철퍼덕 거리며 인사를 전한다. 바다가 그렇듯 역사는 우리가 가는 길을 막지 않는다. 단지 어떤 길을 가고 안 가고는 우리의 선택일 뿐이며,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의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허미선 초전초등학교 교사·시인
 
허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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