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雪上加霜)
설상가상(雪上加霜)
  • 배창일
  • 승인 2020.04.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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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雪上加霜).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맞닥뜨린 심정이다. 선박 수주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며 기지개를 켜는 듯했던 거제 지역경기는 코로나19로 또다시 어둠의 터널에 들어섰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기대했던 수주량 회복에 빨간불이 켜지며 선박 수주 가뭄이 또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는 233만CGT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810만CGT에 비해 71.2% 급감한 수치다. 지역경제의 70% 이상을 조선업에 의존하고 있는 거제시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추락하는 지역경기 회복을 위해 거제시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거제시장은 3개월 간 급여 30% 반납을, 1200여명의 거제시 공무원들은 6억1300만 원 상당의 거제사랑상품권 구입을 결정했다. 거제시청 각 부서별로 ‘힘내라 거제’ 캠페인, 구내식당 휴무를 통한 골목식당 활성화, 농·수산물 공동 구매, 부서별 간식용 과일 꾸러미 구입 등도 계속되고 있다. 거제시 이·통장들도 4월 월정 수당 중 일부인 6000여 만 원을 거제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하며 힘을 보탰다. 거제시는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는 소득 상위 30% 가구에 1인당 10만 원의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특단의 대책도 내놨다.

당장 오는 20일부터는 거제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생계비 신청 접수가 시작된다. 지역 1만3000개 업체에 50만원의 선불카드(거제사랑카드)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긴급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지원하되, 누락 대상자가 없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 거제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2019년 3월 이후 개업한 소상공인은 긴급생계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게 문을 연 뒤 채 자리도 잡기 전에 코로나19라는 날벼락을 맞은 이들은 경제적 부담에다 서러움이라는 정신적 부담까지 견뎌야하는 신세가 됐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단 한 사람의 시민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 설명 기자회견장에서의 말이 공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배창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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