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햇볕 활용도가 높은 사과 과원을 조성하자
[농업이야기] 햇볕 활용도가 높은 사과 과원을 조성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04.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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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재배 농업인의 최고 목표는 품질 좋고 맛있는 사과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공급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사과를 생산하는 농업인! 그리고 상품에 걸맞게 사과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 양쪽 모두를 만족할 수 있도록 사과 산업을 성장·발전시킨다면 우리 사과는 세계에서 우뚝 설 것이다.

경남 사과 재배는 4200여 농가에서 전국 10% 정도를 생산한다. 거창에서 절반쯤 재배하고 밀양과 함양이 그 반을 양분한다. 경남은 70여년의 사과재배 역사를 가지다 보니 나무형태가 모두 각양각색이다. 30년 이상 된 고목은 가지를 넓게 뻗어 웅장함을 자랑하는가 하면, 1m 이하의 간격으로 밀식해서 높은 키를 자랑하는 농가까지 다양하다. 외국의 경우는 최근 사과 재배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 사과 주산지인 이탈리아 남티롤은 고밀식의 키큰세장방추형으로 균일하게 관리하고 있어 작업용 농기구뿐 아니라 농기계 개발이 가장 앞서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트랙터 부착형 전정기계, 적화기계, 기상재해 경감을 위한 살수장치, 차광시설 등이 개발되어 활용된다. 여기에 반해 우리는 사과나무의 형태가 너무 다양해서 일관된 작업용 기계를 개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사과나무의 부피가 커서 가지와 가지의 간섭이 심하고 이랑사이의 나무그늘로 인해 햇볕 활용도가 매우 낮다.

그러나 최근 신규 개원하는 농가의 경우 고밀식으로 심어 옆가지를 짧게 만들어 햇볕 활용도를 높여주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나무를 심고 2∼5년간 나무형태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어려움도 있으나, 어느 정도 나무형태가 만들어진 다음에는 관리가 쉬워진다. 전정 노력뿐 아니라 통풍이 잘되고 나무 안쪽 부위까지 방제 약제가 골고루 침투되어 병 발생도 감소되고 심은 다음 해부터 과일을 일부 수확할 수 있어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옆가지를 짧고 가늘게 만들어 착과를 시키므로, 뿌리에서 올라오는 양분과 광합성을 통해 생성되는 산물이 나무의 키를 자꾸만 키워 4m 이상까지 자라게 한다. 나무의 키가 커지면 관리하는 작업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고소작업차를 필히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큰 키로 인해 골의 아랫부분에 그늘을 만들어 품질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햇볕 활용도를 높이면서 나무의 세력을 분산시켜 키를 낮추는 일환으로 한 나무에서 2개의 줄기를 올리는 이축형이나, 여러 개의 줄기를 올리는 다축형 재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개 이상의 줄기를 올리면 나무의 키가 낮아져 작업이 편하게 되고 햇볕 활용도 좋아지게 되므로 사과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에는 이러한 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시작단계의 재배법이다. 세력을 분산시키는 방법과 착과를 어떻게 시켜야 좋은지 또 나무의 수명은 언제까지 유지가 되는지 등 다양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 다축형으로 옆가지를 30cm 안쪽으로 관리 하면서 벽면 형태로 만들었을 경우 기계를 이용한 관리가 훨씬 용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향후 로봇을 활용하여 사람의 작업을 대행하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만간 경남의 모든 사과 밭에서 과일벽 형태의 사과나무가 가꾸어지고 4차 산업혁명기술을 사과 과원에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김우일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재배담당 농학박사



 
김우일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재배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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