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해비타트 운동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해비타트 운동
  • 경남일보
  • 승인 2020.04.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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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bitat-Fuller 부부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A world where everyone has a decent place to live)”은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국제단체인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가 설정하고 있는 비전이다. 해비타트(Habitat)의 사전적 의미는 서식지, 주거지, 거처, 보금자리라는 의미다. 해비타트라고 하면, 미국 제 39대 대통령이었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지미 카터를 떠올리게 된다. 지난 2001년에 해비타트 운동의 일환으로 오래전부터 이 운동의 골수분자였던 그가 직접 참여한 가운데 ‘지미카터 특별 건축사업(JCWP)’이 펼쳐져 그해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아산, 경산, 군산, 진주, 태백, 파주 등 6개 지역에서 6000여명의 국내 자원봉사자와 800여명의 외국인 봉사자들이 참여해 모두 136 세대의 집을 지으면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안락한 거처에서 살 권리가 있다”는 믿음으로 1976년부터 시작된 해비타트 운동은 현재 전 세계 78여 개 국가로 확대되었다. 해비타트는 2018년까지 약 2200만여 명의 사람들이 집을 세웠으며, 약 980만여 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집에서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도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안락한 집들이 세워지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 국제본부를 중심으로 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 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등 4개 지역에 본부를 두고 지구촌 곳곳의 가정에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해비타트는 1990년대 초에 조직화되기 시작하여 1995년 ‘사단법인 한국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라는 명칭으로 법인화되었고 2010년 ‘사단법인 한국해비타트’로 법인명이 변경되었다. 1994년 경기도 양주에 최초 3세대를 지은 것을 시작으로 2001년 지미카터 특별 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한국에 널리 알려짐으로써 조직과 사업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모두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협력을 통해 집을 갖게 되는 가정은 ‘입주가정’, 건축에 필요한 자금, 자재나 기술 등을 기부하는 개인과 기업, 단체나 교회 등은 ‘후원자’, 그리고 건축이나 행사 현장 및 해비타트 사무실에서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자’이다. 입주가정은 자신의 집이 완성될 때까지 현장에서 일정 시간 이상 자원봉사자들과 더불어 건축 작업에 참여하고, 입주 후에는 건축비를 장기간 무이자로 상환하는데 그 상환금은 또 다른 가정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사용(‘회전기금’)된다. 이렇게 사랑의 나눔과 협력의 순환이 계속되는 동안 참여하는 모든 파트너들의 삶이 가치 있게 변하고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 해비타트 운동의 창시자는 밀러드 풀러 부부(Millard Fuller & Linda Fuller)이다. 미국의 변호사였던 밀러드 풀러와 그의 부인 린다 풀러 부부는 20대 후반에 이미 백만장자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호화저택과 별장, 어마어마한 토지에다 호화요트와 최고급 승용차 등을 소유하고 호사스런 삶을 살고 있었다. 더 큰 부자가 되려는 밀러드 풀러의 야심 탓에 아내와 두 아이의 얼굴 볼 시간조차 없을 만큼 가정에는 소홀한 편이었다. 그러자 그의 아내 린다는 이혼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밀러드 풀러는 돈 벌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지경에 처했음을 깨닫고는 아내에게 자신만의 삶이 아닌 둘이 함께 하는 인생의 새 설계도를 제시하면서 새 출발을 다짐하게 된다. 1965년 풀러 부부는 자신들의 회사, 저택과 별장 등 모든 재산을 팔아 그 돈들을 교회와 대학, 자선단체 등에 기부해버리고 만다. 그러고 나서 두 부부는 조지아 주 남서부의 아메리커스라는 소도시 근처에 ‘코이노니아’라는 기독교 신앙공동체를 이끌고 있던 클래런스 조던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서로 의기투합하게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집짓기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풀러 부부는 집짓기 운동 구상이 세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1976년 ‘국제 해비타트 협회’를 창설하게 되었다.

김흥길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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