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명을 위협하는 경운기사고
[기고]생명을 위협하는 경운기사고
  • 경남일보
  • 승인 2020.04.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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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섭(함양경찰서 피해자전담경찰관 경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혼란에 빠져있는 어려운 여건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덧 봄이 깊어지면서 농촌들에는 본격적인 영농준비를 하고 있다. 그 때문에 농민들이 퇴비를 실어 나르거나 곡식을 심을 논·밭을 마련하기 위해 로터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바쁜 일상 속에서 최근 경운기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3월 20일 함양군 함양읍에서는 70대 노인이 퇴비 30포를 싣고 비탈길을 올라가다가 경운기가 뒤로 밀리면서 전도되고 경운기 아래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퇴비를 많이 실은 것도 문제지만 오르막길에서 기어 변속을 하다가 기어 변속이 되지 않아 통제불능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날 21일에도 함양군 수동면에서는 80대 노인이 밭에서 로터리 작업을 하다가 몸이 경운기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휴천면에서는 56세 남성이 비탈길을 내려오다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농수로에 빠진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처럼 3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자 경남 전체에 경운기에 의한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농기계 사고는 영농철이 시작되는 4월에서 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4월과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65세 이상이 전체 사고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운전자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기계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 치사율이 일반 차량보다 9배 이상 높으며 또한 동승자도 사망할 위험이 크다. 이중 경운기운전에 의한 사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운기사고의 특징은 농사를 짓는 70대 이상의 고령이거나 귀농·귀촌으로 정착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초보 농민들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농촌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짓는 60대 미만의 경우 트랙터나 차량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경운기를 가지고 소규모 경작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운기운전은 50대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운전하여도 비탈길을 내려오거나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는 힘든 경우가 많다. 때문에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경운기운전을 하는 것은 자동차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동신경과 반사 신경의 둔화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대처한다 해도 힘이 모자라 경운기 핸들조작에 어려움을 겪고, 잘못하여 바닥에 깔려 사망하는 경우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경운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행 전 브레이크나 조향장치 등을 점검하여 고장 시 수리를 하여 운행하고, 도로 주행 시에는 후미 등에 야간 반사판을 부착하여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차로에서는 반드시 신호를 준수하고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령으로 경운기운전이 힘든 경우에는 운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운전을 한다면 더 큰 사고로 생명을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안전운전이 필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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