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코로나19로 본 식량자급 문제
[농업이야기] 코로나19로 본 식량자급 문제
  • 경남일보
  • 승인 2020.04.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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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코로나19로 온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다.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국경 폐쇄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여러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민의식이 높은 선진국조차 각종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한껏 높아져가고 있다. 사재기의 원인은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때로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대비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름 아닌 식량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많은 먹거리들이 외국산에 점령당한지 꽤나 되었지만 그것을 걱정하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세대는 부모님들이 힘겹게 살아온 보릿고개 이야기를 늘 듣고 자랐다.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느낌은 안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 배고픔이란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를 먼저 떠올리고 기아에 허덕이는 후진국의 이야기로만 알지,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18년 추정치가 46.7%였고 사료용 곡물을 포함하는 곡물자급률은 21.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권에 속한다. 최근에는 쌀의 완전 자급마저도 논 면적 감소로 위태로운 상황이고, 쌀 다음가는 주식인 밀의 자급률은 1.2%로 최악의 상황이며, 두류도 25% 남짓으로 수입농산물이 주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식량안보를 생각한다면 매년 자급률이 높아져가야 하는데 실상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곡물을 생산하는 경지면적이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 엽채류 생산이야 식물공장을 이용하면 경지가 없어도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지만, 곡물을 자급하자면 일정 면적의 경지가 확보되어야만 가능하다. 국가차원에서 농지의 유지관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가 좀 어려우면 버텨내기가 힘들지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 그런데 먹을 게 없으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린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경 폐쇄에서 보듯이 식량의 수입도 언제든지 막힐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위기의 상황에는 많은 대안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조금씩 낮아져가는 식량자급률과 경지면적의 감소에 대해서는 아무도 심각성과 위기감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위기를 간과하는 사이에 식량 자급 문제가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으로 언제든 다가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 늦게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준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 사라져버린 농토를 다시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간척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농지만이라도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고, 부족한 경지 문제는 동절기 빈 땅에다 제2의 주곡인 밀의 재배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밀 자급과 경지이용률을 함께 높여나가야겠다.

/김영광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과장 농학박사



 
김영광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과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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