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예술의 위축을 걱정 한다
[사설]문화예술의 위축을 걱정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4.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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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문화예술계는 겨우내 준비했던 새로운 공연물과 작품을 새 봄을 맞아 대중 앞에 내놓으며 힘찬 한해를 시작한다. 봄의 교향악을 듣고 새로운 뮤지컬을 맞이하고 찬란한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새 봄을 맞이하는 것이 우리 내 일상이었다. 문화, 예술의 향기를 마음껏 누리며 일상을 살찌우고 정서적 만족을 누리는 기회야말로 삶을 윤택하게 하는 자양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가 그러한 기회를 모두 빼앗아 버렸다. 모든 문화예술행사가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이 지방의 자랑인 오페라 ‘처사 남명’, 뮤지컬 ‘의기’ 등이 무대에 몰라 관중들을 끌어 모으고 경남미술관에는 봄맞이 미술전시회가 줄을 이를 즈음이지만 모두 묻혀 버리고 말았다. 코로나가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선 방구석 콘서트, 리틀홈클레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으며 문화적 갈증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그 규모나 스케일, 웅장함에서는 라이브와 직접대면 하는 작품에 비길 바가 못 된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수요자보다는 공급자들의 어려움이다. 학교나 문화강좌가 폐쇄되고 공연, 전시가 중단되면서 문화예술인들과 이들 단체의 생계와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지자체들이 긴급수혈에 나서 지원을 하고 생계유지를 위한 방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갈증해소와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원래 배고픈 직업이라지만 우리의 윤택하고 아름다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문화의 향기를 생산하는 그들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들기는 했지만 올 가을 또다시 재발할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질병관리본부의 입장을 보면 문화예술의 활발한 활동과 사기진작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생존이 아닌 그들이 마음껏 예술의 혼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삶이 힘들수록 문화적 안식은 절실하다. 온라인으로 흘러간 문화적 기록이나 공연물을 접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각박하다. 문화예술인들의 의욕을 진작시키고 대중에게는 문화적 갈증을 충족시켜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문화 창달은 우리의 삶을 순화하는 정서적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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