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무단침입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무단침입
  • 경남일보
  • 승인 2020.04.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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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꽃이라 부르면 마당은 꽃밭이 되고


너를 풀이라 부르면 마당은 풀밭이 된다

큰개불알!

-서연우(시인)


허락도 없이 마당에 침입하여 봄을 머금고 있는 큰개불알풀 아니 큰개불알꽃의 거주를 보고 있다. 꽃이 진 후 매달리는 열매가 개의 불알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봄까치꽃이란 별칭에 이어 큰지금(地錦), 땅 위에 핀 비단이란 뜻으로도 불린다.

학명을 떠나서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이름을 붙여줄 것인가!’ 시인이 우리에게 넌지시 던져주는 질문을 받아든 봄날이다. 개인적 관점에 따라 풀이 될 수도 꽃이 될 수도, 하지만 시인은 이미지에서 사람의 거주 사실을 숨긴 체 다만 언술에서 집의 마당임을 밝히고 있다. 돌보지 않아도 들불처럼 번져가는 저 장엄함. 비단 위에 누워 따스한 햇볕을, 촘촘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시인의 눈동자를 그려본다. 큰개불알꽃!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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