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녹둔도' 실측 근대지도
베일 벗은 ‘녹둔도' 실측 근대지도
  • 황용인
  • 승인 2020.04.27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사, 충무공 탄신일 앞두고 첫 공개
일제 강점기에 실측으로 그린 지도가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군사관학교(교장 중장 박기경, 이하 해사) 박준형 박물관장(48 전문군무경력관가군)은 두만강 하구에 위치한 ‘녹둔도(鹿屯島)’ 실측 근대지도를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녹둔도’는 이순신이 1586년부터 2년간 조산보만호(造山堡萬戶, 종4품) 겸 녹둔도 둔전관(屯田官)으로 근무하면서 여진족의 침입을 막아내고 녹둔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역사적 장소이다.

박 관장이 충무공 이순신 탄신 제475주년을 앞두고 공개한 지도의 이름은 ‘일로국경부근지도(日露國境附近之圖)’이며 1911년 9월 일제가 실측해 그린 지도이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 연구를 위해 평소 일본이 제작한 근대 한반도 지도를 수집해 박 관장은 지난달 초 일본에서 ‘녹둔도’를 입수했다.

녹둔도는 가로 79.5㎝, 세로 122.5㎝의 크기로 반투명 투사지에 채색되어 있으며 보관상태도 양호하다.

지도 오른쪽 아래에 방위표와 ‘2만분의 1’ 축척이 표기되어 있으며 그 아래에 범례가 표로 정리되어 있다.

범례 왼쪽에는 ‘명치 사십사년 구월 실측(明治四十四年 九月 實測)’이라고 쓰여있어 이 지도가 1911년 9월에 실측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박 관장은 일제 강점기 한반도 연구를 위해 평소 일본이 제작한 근대 한반도 지도를 수집해 왔다.

박준형 관장은 “러시아와 접경 지역인 두만강 하구의 녹둔도 지역은 일제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며 “그런 점에서 당시 한반도에 주둔했던 일제의 한국주차군사령부(韓國駐箚軍司令部)가 이 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로국경부근지도’는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에서 제작한 1926년 ‘5만분의 1’ 축척 지도보다 시기적으로 15년이나 빨리 제작됐고 축척도 ‘2만분의 1’이라는 점에서 녹둔도를 더욱 상세하게 파악하는 일반 지형도와 달리 군사적 목적에 의해 제작된 특수지도로 볼수 있다.

2018년부터 충무공 이순신 북방유적의 남ㆍ북ㆍ러 공동발굴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백종오 교수(한국교통대학교 박물관장,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이사)는 “‘일로국경부근지도’는 이순신이 활약했던 녹둔도 전투(1587년)의 주 무대였던 녹둔도 토성의 위치를 고증하는데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녹둔도 토성의 위치는 ‘동국여지승람(15세기)’에 처음 기록으로 나타나며 이후 ‘동국여지지’, ‘여지도서’, ‘관북지’, ‘경흥부읍지’ 등 각종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 위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에 확보한 지도는 앞으로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러시아 군사역사학회가 공동 발굴하는 녹둔도 토성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유용한 사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해사는 향후 학술대회 등을 통해 충무공 녹둔도 전투 관련 연구를 더욱 심도있게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황용인기자 yongin@gnnews.co.kr

 
지난달 초 해군사관학교 박준형 박물관장이 일본에서 입수한 ‘녹둔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