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도 전염병과 싸웠다
이순신 장군도 전염병과 싸웠다
  • 임명진
  • 승인 2020.04.27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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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 충무공 제475주년 탄신일

임진왜란 중 조선수군 전염병과 악전고투
총병력 30% 상당 죽거나 전투불능 빠져
사망 1904명·감염 3759명 등 피해 극심
전투로 인한 피해보다 20배나 더 커
헌신과 신뢰 이끌어낸 지도력으로 극복
<목차>
1. 전염병이 조선수군을 덮치다
2. 뭉치면 전염병이, 흩어지면 일본군이
3. 무패의 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매년 4월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그렇지가 못하다.

400여 년 전 무패신화를 쓴 이순신 장군도 당시 남해안 일대를 휩쓴 전염병과의 힘든 사투를 치러야 했다. 이순신 장군 본인도 전염병에 걸려 보름 넘게 투병을 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전염병에서 회복되지 못했다면 임진왜란의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장군은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본보는 충무공 제475주년 탄신일을 맞아 해군사관학교 충무공 이창섭 연구부장, 해양연구소 신윤호 연구위원과 함께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어떻게 전염병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뒀는지 그 과정과 의미를 짚어보았다./편집자 주


이순신 장군은 일본군에게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일본군은 조선수군의 배만 보여도 달아나기에 바빴고, 포구에 박혀 바다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조선수군을 괴롭힌 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였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다음해인 1593~1594년 전염병이 크게 유행했다.

좁은 배안에서 지내야 했던 수군에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조선수군의 약 30%가 전염병에 감염돼 사망하거나 전투불능의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전투 중 사상자보다 수십 배가 더 많았다.

전염병은 일단 발병하면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병사들에게 빨리 전파될 수밖에 없다. 숱하게 많은 비전투 손실을 가져왔고 민간인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다.

이 모든 이유로 근대 이전의 전쟁에서는 전염병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 초반에 농성전을 벌이던 아테네를 붕괴시킨 것, 십자군 전쟁과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중국의 적벽대전, 잉카문명 멸망,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가깝게는 제1차 세계대전…등 숱한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도 전염병으로 인한 전력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임진왜란 당시인 1593~1594년 남해안 지역에 퍼진 전염병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피해가 컸다.

대표적으로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김면과 진주성 1차 전투 승리에 크게 기여한 관찰사 김성일이 전염병에 감염돼 숨졌다.

비좁은 전투함에서 지내야 하는 수군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는데, 1594년 4월에 이순신이 파악한 충청과 전라, 경상도의 3도 수군의 피해상황을 보면 전체 병력 1만 8000여 명 중 사망자의 수는 1904명에 달했고 환자의 수는 3759명에 육박했다. 1592년 개전 이래 조선수군의 전투 피해가 300명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났다.

의병장 조경남이 남긴 난중잡록의 1595년 3월 기록에는 ‘한산도의 병력 중 십중팔구가 전염병으로 죽었다’고 서술되어 있을 정도였다.

이순신 장군도 전염병에 감염돼 보름동안 앓아누워야 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면 전쟁의 승패는 어떻게 변했을까?

신윤호 연구위원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이래의 해전에서 입은 인명피해에 비하면 거의 20배에 달하는 병력을 변변히 싸움도 못해보고 전염병으로 잃는 피해를 본 셈”이라면서 “삼도 수군을 총지휘했던 통제사 이순신 장군도 전염병에 감염돼 쓰러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솔선수범하며 이를 극복하고 마침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무패신화의 배경에는 바로 이 같은 보이지 않는 적, 전염병이라는 공포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병사들의 헌신과 신뢰를 이끌어낸 그의 탁월한 지도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창섭 연구부장은 “임진왜란 때 조선수군을 가장 괴롭게 한 것은 전염병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악조건 속에서도 전염병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연전연승을 거뒀다. 오늘날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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