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09)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09)
  • 경남일보
  • 승인 2020.05.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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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지역문학 연구가요 시인인 박태일 교수 정년하다(1)

우리 부산 경남지역의 문학 연구가요 시인인 박태일(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020년 2월말로 대학을 떠났다. 그는 정년을 기념하여 ‘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1142p)와 ‘한국 지역문학 연구’(1428p)라는 두 권의 방대한 저서를 내었다. 필자는 이 저서를 우편으로 받아 쉽게 이루기 힘드는 업적을 낸 박 교수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며 저녁 내내 책을 펼치다가 차례를 보다가 감사하며 귀한 책을 귀하다 말하며 손으로 어루만졌다. 요즘에는 출판시대가 되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지향없는 책들이 경향간에 쏟아져 나오는 터에 박교수의 한 권은 우리나라 지역문학 연구의 집대성으로, 다른 한 권은 시인으로서의 삶과 연구가로서의 싦을 총체적으로 조감하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시살이 배움살이’는 박교수의 제자 한정호, 김봉희 교수가 엮었고 머리말을 썼다. “이 책은 박태일 교수의 시와 논문, 저술을 두고 그때 그때 발표된 2차 담론을 찾아 한 자리에 묶은 것이다. 1980년 문학사회에 나섰을 때부터 2019년 12월까지 마흔 해에 걸친 글이다. 책을 내기 위해 따로 글을 청탁하거나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앞세워 정년을 축하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글은 모두 7부로 나누었다. 1부에는 6권 시집에 실린 해설을 묶었다. 2부는 시인 박태일 교수의 시살이 배움살이를 두고 이루어진 작품론, 작가론으로 이루어졌다. 3부는 출판 저술을 중심 대상으로 삼은 서평 형식의 글자리이다. 4부에는 연속 간행물의 월평, 계간평 속에서 찾은 비평글을 올렸다. 5부는 언론, 출판 매체에 실린 시 읽기 글로 채웠다. 빠진 것도 있을 것이다. 6부는 대담이나 좌담 가운데서 고른 것이다. 7부는 문필 활동 족보기다. 시와 산문, 비평과 논문,대담을 확인 되는 대로 다 기록하려 했다. (중략)…오늘도 스승은 저만치 앞서 달음질치신다. 정년을 맞아 대학을 떠나지만 박태일 교수의 시살이 배움살이는 활기찬 미래지향형으로 계속될 것이다.”


박태일 교수는  ‘책 끝에’를 붙였다. “2020년 2월 나는 교육계에서 정년을 맞는다. 1988년 3월에 경남대학교로 일터를 옮겼으니 마산에서 서른 두 해를 머물렀다. 교직생활 햇수로 마흔 해 가운데 거의 모두를 마산에서 보낸 셈이다. 정년을 앞두고 연구서 ‘한국 지역문학 연구’를 펴냈다. 이제 그 뒤에 정년문집 ‘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를 내놓는다. 1980년 문학사회에 얼굴을 내밀었으니 오늘날까지 마흔 해에 걸쳤다. 그동안 내가 발표한 문필 작업을 두고 남들이 다루어준 2차 담론을 한 자리에 묶은 책이다. 정년을 맞아 알음알음 사람을 모아 기념문집을 엮는 버릇은 학문 공동체에서 해묵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즈음에는 보기 힘든 경우로 밀려났다. 따지고 보면 연고를 빌고 낯을 끌어다 대 자화자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권할 일이 못된다. 세상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짓이기 쉬웠다. 그럼에도 이제 내가 때늦게 그런 버릇을 따르기로 했다. 앞으로 남은 날을 향한 다짐과 경계로 삼기 위한 까닭이다. 뒷날 엮을 기회가 오리라는 기약도 없다.정년을 명분으로 삼았다. 다행히 성가신 일을 맡아 줄 제자 둘이 가까이 한 일터 울 안에 있다,”


박교수의 글은 글 출판에 대한 엄정과 혹여 자화자찬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정년 문집의 남발을 스스로의 경계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할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적 성취면에서 그러하고 특히나 거의 독보적인 지역문학 연구의 업적으로 볼 때 그러하다. 최근 필자가 지역문단 정리를 위해 자료를 찾을 때마다 박태일 교수의 손이 먼저 가 닿아 있어서 놀라는 때가 허다했다. 어찌 이리 구석구석인가, 그의 통찰력이 자료 수집이나 해제의 능력이 뛰어나 있어서 가능한 것임을 확인하면서 그는 시살이나 배움살이를 업적으로 내는 일을 미룰 일이 아니라는 데 찬동하는 것이다. 연구나 업적은 그 일로 고민해 보는 사람은 알 수 있다. 그 일들이 자기가 할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느림보 시력으로 이르는 사람에게는 박수치기에 바쁠 것이다. 그러나 박수를 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에게는 박수를 칠 일로 행복할 수 있다. 책 엮은이 두 제자가 머리말에서 한 말을 필자는 주목한다. “오늘도 스승은 저만치 앞서 달음질 치신다. 정년으로 대학을 떠나지만 박교수님의 시살이 배움살이는 활기찬 미래진행형으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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