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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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 초등학교 교감)
오월이 오면 피천득님이 쓴 이런 글귀가 떠오른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오월은 모란의 달이다/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나는 오월 속에 있다/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오월의 숲에선 연노랑에 스며드는 연한 풀빛부터 짙푸른 녹색까지 무수히 많은 초록 빛깔들의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학교 앞산도 다양한 초록의 빛깔로 싱그러워지며 운동장 안으로 다가서고 있다. 텅빈 학교, 정원에는 장미, 영산홍, 금낭화가 앞다투어 얼굴을 내밀며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아이들을 닮은 오월의 빛깔들이 등교수업을 앞두고 설렘을 더해주고 있다.

등교수업을 앞두고 학교는 아이들의 밀집도 최소화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 기준과 운영 방법 마련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학교 규모별 학생 밀집도 및 이격거리를 확보하는 게 최우선인데,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하여 학교 여건과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자체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학급당 20명 초과 밀집학급의 경우엔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운영, 오전 등교수업 오후 원격수업, 학급 단위로 오전 오후반 운영, 수업 시간의 탄력적 운영, 학급당 학생 수 20명 초과 학급은 이격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1.5실 이상 특별실 등에서의 수업, 분리하여 2개 그룹으로 운영 등의 예시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

만일의 경우,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인한 등교 중지 시 원격수업으로 즉시 전환·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과 더불어 코로나19 비상 운영계획 수립, 교직원대상 대응요령교육, 보건당국 비상연락체계 구축과 일시적 관찰실 설치 및 등교 시간 최소화방안 마련까지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생애 처음 겪는 사태를 맞이하여 교육정책 입안자들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연구의 노고와 일선 교직원들의 노력이 눈부시게 찬란한 오월이다.
 
최숙향 (시인, 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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