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재난지원금
[천왕봉]재난지원금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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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논설위원
지금의 60대 중후반 사람들은 절대빈곤을 경험한 세대들이다. 해마다 보리가 익기 전인 이맘때에는 정말로 먹을 것이 없어 농촌에선 초근목피로, 어촌에선 해조류로 연명해 그나마 허기를 면할 수 있었지만 도시의 빈민들은 그마저 없어 구호식량이나 배급에 의존해야만 했다. 일컬어 보릿고개라 했고 어릴 때부터 배고픔을 경험해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다.

▶우리사회를 이끄는 주류계층이 50대 이후라고 한다면 적어도 그들은 배고픔에서는 해방된 세대들이다. 산업화와 농촌근대화로 식량이 풍부해지고 물류가 왕성해 ‘축적’하며 어려움에 대비하는 여유가 생긴 부모세대들로 인해 비로소 풍요를 경험한 세대들이다.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가 없었으면 아마도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절대빈곤의 무서움을 이겨낸 결과는 오늘날 세계10위권의 무역강대국이라는 기적을 낳았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감염병은 경제적 위기를 초래,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사태까지 몰고 왔다.

▶배고픔을 서로 보듬고 인보하며 견뎌온 우리에게 재난지원금은 생소하다. 그 지원금을 기부하는 제도는 더욱 그러하다. 어느 선까지가 지원대상이고 또 기부가 당연시되는 계층은 누구인가를 두고 걱정이 많다.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성 싶은데. 자존감이 강한 민족의 특성으로 그 어려웠던 보릿고개도 버성겨 넘겼던 우리가 아닌가.
 
변옥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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