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수목장’은 이미 예견된 사건이다
‘갑수목장’은 이미 예견된 사건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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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경상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한 유튜브 채널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가 떠들썩하다. 유기 동물을 구조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채널인 ‘갑수목장’ 운영자가 동물들을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갑수목장’ 운영자가 수의대학생이라는 것에 사회적으로 더 많은 공분을 낳았다. 동물 학대뿐만 아니라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애완동물가게에서 분양받은 동물로 허위 구조를 연출했다는 증언이 있다.

‘갑수목장’은 구독자 수 50만여 명에 이르는 인기 채널이다. 50만명은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대도시로 규정되는 인구수다. 대도시 인구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해당 유튜브 채널 구독자뿐만 아니라 동물을 사랑하고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유튜브 플랫폼은 누구나 영상을 올리고 시청하기에 진입장벽이 낮다. 이로 인해 유튜브는 또 하나의 ‘부업’이라 불리기도 한다. 인기 유터버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해 초등학생 장래희망으로 ‘유튜버’를 꼽히는 경우가 있다. 유튜버가 부업이나 장래희망으로 불리는 이유는 조회 수, 구독자 수에 따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질보단 구독자나 조회 수로 해당 채널의 존재가 증명이 된다. 일각에는 구독자 수 또는 조회 수가 많다는 것을 해당 영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가 된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플루언서’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군다나 유튜브 본사에서는 구독자 수 ‘10만’, ‘100만’, ‘1000만’에 따라 ‘실버버튼’, ‘골드버튼’, ‘다이아버튼’이 증정된다. 이런 버튼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마치 해당 유튜브 채널의 가치가 승격된 것 마냥 여기게 된다.

‘갑수목장’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 속에는 범죄임에도, 비윤리적임에도 이를 속이는 일들이 허다하다. 이들을 ‘인플루언서’로 만든 것은 구독자다. 유튜브 내 제재라고 함은 인공지능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당 채널을 정지시키거나 경고를 주는 형태인데, 이 또한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항상 문제시되어 왔다.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또 장래희망이 되고 있는 플랫폼 속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얼굴이 숨겨져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조아름(경상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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