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남의 백년가게 (7)양산 우정식당
[기획] 경남의 백년가게 (7)양산 우정식당
  • 김영훈
  • 승인 2020.05.1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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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처럼 우정 쌓는 식당…양산천 옆에 자리잡은 토박이가게

민물매운탕·된장찌개 맛집으로 유명
시어머니 이어 며느리가 2대째 운영
그때 그맛으로 손님과 우정 이어 가
친구 사이의 정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우정. 하지만 우정은 친구관계뿐만 아니라 어른과 아이, 고객과 손님 등 우리네 삶 속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이중 손님과의 우정을 중요시 여기며 40여 년의 세월동안 자리를 지켜온 가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양산 상북면에 위치하고 있는 우정식당은 지난 1981년에 운영에 들어가 지금까지도 지역을 지키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게는 우정식당 이름에서 나타나듯 손님과의 우정(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약속들이 예전의 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우정식당은 민물매운탕과 함께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우정식당은 2대 사장인 김미향(59)·최영호(60)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1981년 시작 당시에는 김미향 대표의 시어머니 故(고) 이분이씨가 아들 부부와 함께 가게를 이끌고 갔다.

김 대표는 “1981년 시집을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열게 됐다”며 “어머니께서는 손맛이 남달라 늘 주변에서 식당을 해보는 게 좋겠다고 권유를 받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양산에 큰 행사가 있으면 늘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며 “행사장에서 국밥도 만들어 주시고 모내기철에는 새참도 주문 받아 사람들의 밥을 챙기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후 주변에 방송국 직원과 공무원들이 식당을 하는 게 좋겠다고 추천했고 아버님과 어머님, 남편이 총 출동해 식당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하려던 이들에겐 시련 아닌 시력이 닥쳤다.

바로 가게이름(상호명)을 무엇으로 할지였다.

남편 최영호씨는 “여러가지 이름이 논의됐는데 마땅한 것이 없었다”라며 “그러다 ‘손님과의 우정을 오래 지켜보자’라는 뜻에서 ‘우정식당’으로 상호를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당시 시작했던 민물매운탕을 지금도 하며 어머니의 그때 그 맛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양산천에서 민물고기 어획이 금지돼 있지만 그시절에는 직접 잡아 요리를 했다”며 “양산천의 신선한 민물고기에 어머니의 장맛이 어우려지면서 한번 드신 손님들은 두번 세번 찾곤 했다”고 말했다.

우정식당은 처음에는 작은 가게로 문을 열었다. 그러다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는 매일 문전성시를 이뤘고 5여 년 후 지금 가게 자리로 옮겼다.

최 씨는 “지금 이 가게는 예전에 양조장으로 사용됐는데 그 당시 이곳을 지나다닐 때면 한옥의 고풍스러움과 넓은 터가 있어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처음 시작은 작았지만 지금은 그 선망의 대상에서 잠도 자고 가게도 하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우정식당에도 위기가 있었다.

3년 전 어머니 이분이씨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남편과 걱정도 많았다”며 “음식은 처음부터 어머니와 함께 만들어 와서 맛에는 자신이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손님 입장에서는 할머니(시어머니)가 있으면 더 맛있고 터줏대감이 자리잡고 있어야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며 “하지만 다행히 처음 우려와는 달리 맛을 예전 그대로 재현해 손님들도 안심(?)하시더라(웃음)”고 덧붙였다.

전통을 지키며 옛 맛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우정식당. 이제는 옛 맛을 지키며 변화되는 입맛에도 적용할 수 있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씨는 “늘 찾아주시던 분들은 맛이 좋다며 예전 그대로라며 좋아 하신다”며 “하지만 된장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사람들은 조금 어려워 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급변하게 맛을 달리하면 가게 전통이 퇴색될 수 있다”며 “과거를 지키면서 입맛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40년을 지켜온 우정식당을 앞으로 100년이 더 가는 식당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 씨는 “KTX를 타고 서울로 가던 중 잡지에서 ‘백년가게’라는 안내를 보게 됐다. 과거 (양산)시의원 시절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가업을 잇는 문화가 매우 발전한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우리도 가업을 이어 가자는 마음에 백년가게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년가게로 지정된 이후 손님께서도 많이 좋아해 주셨다”며 “그동안 해 왔던 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손님과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우정식당 : 민물매운탕, 된장찌개 등. 양산시 상북면 삼계2길 33, 전화 055-375-6738, 운영시간 오전 9시~저녁 8시 30분, 매월 둘째주 화요일 휴무, 주차가능(자체 주차장 운영).






 
한옥구조의 우정식당 내부를 최영호, 김미향 부부가 설명하고 있다.
우정식당 외부 모습.
민물고기매운탕으로 유명한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 소재 ‘우정식당’ 앞에서 김미향(오른쪽) 대표와 남편 최영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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