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사람"
[기고]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사람"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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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영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경장)
우리나라 교통 안전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이 중 가장 엉망인 것은 보행자 안전의 후진성에 있다.

OECD 평균 3.5배인 바로 보행자 사망자 수이다. 따라서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한 정책으로 오는 2021년 4월 17일부터 안전속도 5030 정책이 본격 시행된다. 안전속도 5030이란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도시 지역 차량 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30km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교통 안전 정책이다. 2019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 개정에 따라 2년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전국 도로 지역의 일반도로 최대 속도가 시속 50km로 낮아지게 된다.

도로교통공단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제한 속도를 낮출 경우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시속 60km에서는 92.6%에 달하지만, 시속 50km에서는 72.7%로 낮아지고, 시속 30km에서는 중상 확률이 15.4%로 대폭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과속으로 인한 사고 발생시 보행자에게 일어나는 치명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렇게 속도를 늦추면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도로 정체가 발생하는 거 아니냐하는 걱정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행속도가 줄어들면 통행시간이 증가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교차로와 신호등이 반복되는 도심부에서는 주행속도를 줄이더라도 통행 시간의 차이는 미미하다. 전국 12개 도시 주행실험 결과 평균 13km 도심 주행시 시속 60km와 50km인 차량 간의 통행시간 차이는 2분에 그쳤다. 불과 2분의 차이로 안전의 차이는 엄청나다.

결국 속도를 낮추면 사람이 보이고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위한, 아이들을 위한, 나를 위한 ‘안전속도 5030’ 정책에 전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차보다 사람이 먼저임을 인식하는 교통문화의 형성이다. 진정한 의미의 ‘베스트 드라이버’는 목적지까지 빠르게 가는 운전자가 아닌, 다른 운전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없는 무사고 운전자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보행자도 운전대를 잡으면 운전자가 되고, 운전자도 보행을 하면 보행자가 되듯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운전 습관으로 우리 모두를 지켜야 할 것이다.
 
안하영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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