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생각한다
뿌리를 생각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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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초전초등학교 교사·시인)
오월, 감사의 달을 맞아 스승의 사명감을 생각해 본다. 교사가 되기 위해 스스로 품었던 사명감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혼란스런 교육정책 속에 교사는 어떤 마음으로 스스로를 세워야 할까?

단계적 등교 개학날이 정해졌다. ‘코로나19’의 위험을 극복하며, 조심스럽게 학교로 아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물꼬를 트려고 한다. 학교별, 학년별 차이를 두고 등교해 볼 요량이다. 교육부의 결정에 따라 학교에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거듭 회의를 하며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거듭되는 방역을 하고 있지만 부족할까 하여 학생들의 손이 닿는 곳곳을 소독제로 닦을 방역 요원도 모집하고 있다. 급식소는 단체급식에 대비하여 손 소독제의 비치를 비롯하여 거리 두기용 발자국 스티커를 붙이며 대기하고 있다. 학년별 등교 시간도 조정할 예정이다. 현관엔 열화상기를 설치하여 체온을 재고 이상이 있는 학생은 선생님들이 2차로 다시 측정할 예정이다. 학급별 쉬는 시간도 차등 적용하고 화장실에도 대기 발자국 스티커를 부착하며,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기느라 분주하였다.

갑작스런 등교 개학날의 결정으로 한차례 불었던 바람이 가시기도 전에 과밀학급 운영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아직 치료용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니 등교는 생명을 건 모험일 것이다. 그래서 교육청도 학부모도 이 모험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학교에 실어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 밀집 지역의 학교들은 대부분 교실이 부족하여 한 학급의 학생 수가 20명을 훌쩍 넘는 과밀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방안을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과밀학급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또다시 분주한 바람이 불었다. 결국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바뀐 방침이 내려왔고 학교는 의견을 묻는 설문 조사에 들어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 교육의 긍정적인 측면도 생겨났다. ‘코로나19’라는 사태 속에서 교육 밴드나 카페가 활성화 되었고 전국의 교사들이 가입하여 서로 소통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더 나은 원격수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자료나 정보를 공유하였다. IMF 극복을 위해 ‘금 모으기 운동’을 하듯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료를 내 놓는 따뜻함이 있었다. 그들의 마음에 학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긴급 돌봄을 받는 1, 2학년 학생에게 급식 시간 한 숟가락 더 먹이려 격려하는 교감, 교장 선생님을 바라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연륜과 상관없이 교사란 학생을 위해 솟구쳐 오르는 애정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사의 사명감은 아이들을 위하는 어버이의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어버이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곧추세워 서로 격려하며 따뜻함을 나누자.


허미선 (초전초등학교 교사·시인)
허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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