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진주와 시외버스터미널
[경일칼럼]진주와 시외버스터미널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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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대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
진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다. 도시 한가운데로 남강이 유유히 흐르고 남강을 안고 있는 진주성 서장대 절벽과 강을 따라 이어진 뒤벼리, 새벼리는 계절마다 아름다운 절경이다. 남강변을 따라 설치된 둘레길과 대숲 길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진양호의 석양도 좋고, 삼십여 분 남짓 차를 몰고 가노라면 해상국립공원인 남해안의 바다와 남한 최고의 명산인 지리산이 자리하고 있다. 왜적과 맞싸운 충절의 기운이 의암과 진주성에 서려 있기도 하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시월이 되면 유등축제로 남강은 밤마다 아름다운 등불로 가득하다. 그리고 진주는 인구에 비례해 대학이 유난히 많은 도시로 지적 수준과 문화 수준이 높은 도시이며, 대형 병원이 많아 의료복지도 잘 갖추어져 있다. 더구나 혁신도시가 들어와 깨끗한 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진주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처럼 좋은 도시에 살면서 늘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진주의 대문이라고 할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터미널의 모습이다. 가세와 가운을 보려면 그 집의 대문을 보라고 했다. 대문은 그 집안의 길흉화복이 드나드는 문이며, 그 집안의 위상와 안녕을 알 수 있는 상징물이다. 예부터 가세나 벼슬에 따라 대문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하여 솟을대문으로 집안의 위세를 자랑하기도 했다. 안채는 웅장하지 않더라도 정갈하게 잘 만든 대문이 있는가 하면, 안채는 크나 대문이 흐트러진 집안이 있다. 그것은 집안의 가운과 분위기를 가늠해 준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대문을 어디에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것이다.

한 도시의 터미널이 반드시 대문의 구실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외부인이 도시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바로 터미널이다. 그렇기 때문에 터미널은 외부인이 그 도시에 대해 느끼는 첫인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우리 진주의 관문인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터미널의 모습을 보면 역사와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진주의 이미지에 전혀 걸맞지 않은 것 같아서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래서 진주를 찾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면서 진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까지 하다. 지금 진주 시외터미널은 다른 교통과 연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교통이 너무나 복잡하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잦아 여러 번 문제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주차시설뿐만 아니라 주변 편의시설이 시대에 맞지 않은 다른 시대에 사는 느낌일 정도로 낙후되어 있다. 굳이 하나하나 설명은 하지 않아도 한번 오간 사람은 모두 같이 느끼고 있다. 요즘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그 지역의 대문 격인 터미널을 넓은 주차공간으로 옮겨 현대식으로 잘 바꾸어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을 옮긴다는 말이 있은 지가 아마 수십 년은 흘렀던 것 같다. 그런데 다행히 최근에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터미널을 함께한 복합터미널을 지어 옮긴다고 하니 이번만큼은 살기 좋은 진주시답게 멋진 복합터미널이 하루빨리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 있지만 상생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어 서로가 불만 없이 해결이 잘 되길 바란다. 그것은 진주시가 해결해야 몫이고 능력이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그 진주에 걸맞은 복합터미널이 빨리 지어져 우리 진주를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이 좋은 기운과 인상을 남기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진주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임규홍 경상대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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