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극복 과정에서 본 규제개혁
코로나19 위기극복 과정에서 본 규제개혁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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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 경남연구원 연구원)
이제까지 우리는 먹고살기에 급급한 나머지 기업의 시장진입, 가격과 거래, 품질에 대한 경제적 규제, 그리고 환경과 산재, 안전과 차별과 같은 사회적 규제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코로나19 초기 100일 동안을 거치면서 행정절차와 이행력 확보, 보조와 지원이라는 국가적 책무에 관한 행정적 규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19 감염재난으로 인해 기업과 국민과 국가와, 세계적 기구와 조직이 멈춰선 무경험의 세계가 계속되고 있다. 수범적 방역대책으로 급한 불길을 잡고 감염 재난대응의 긴급지원금 지급으로 미력의 산소를 공급받으면서 고3학생들의 개학을 시작으로 우리는 조심스런 기지개를 켜가기 시작했다. 100일 가량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감염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확산으로 생산과 가공, 유통과 소비활동의 중단과 위축이라는 경제적 극한에 몰려있다. 이런 상황이 한두 달 더 지속된다면 쓰나미처럼 전통시장 종사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도산과 파산 팬데믹까지 예견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소상공인과 취업자수 동향조사를 보면 지난 3월의 소상공인 체감지수가 경남은 -67%로 나타나 울산, 세종 다음으로 악화되었다. 코로나19에 의한 시도별 확진자수와 지역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지수는 서로 비례하는 경향은 없었다. 각국의 경기침체가 국가 단위의 확진자수와는 무관하게 나타나는 점과 흡사하다. 그만큼 감염증 재난의 위력이 커 개인과 기업 등 전반적 경제활동이 억눌렸음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낙폭이 큰 업으로는 음식점, 전문기술사업, 교육서비스, 스포츠와 오락, 수리업종 순이었다. 대부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서민경제 단위와 스포츠나 예술 및 특수형태 근로자들에게 위기가 더 컸다.

그래서 긴급재난재정 확보로 소득이 낮은 일반국민을 보호하고, 고용보험법 확대개편을 통해 특수근로자들의 생계와 업 유지전략과 시책이 분초를 다투게 된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합법적인 재정법규와 급박위기 타개를 위한 일부 시책들까지도 규제로 여겨질 정도였다. 막대한 긴급자금 수요를 평상시 재정지출 관행처럼 추경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도 다급한 상황에서 광의로 볼 때 규제였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작은 빈틈까지 없애가는 우리의 의료보험제도와 같이,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기가 버거운 스포츠인, 예술인들과 특수행태 근로종사자들을 포함하는 전체 국민에게 적용 가능한 고용보험법 제·개정에 대한 이견과 반론은 사각지대 안에서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하였다.

규제란 국가와 사회경제질서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어서 철폐나 완화 대신 개혁을 통해 비합리적인 것의 합리화 추구가 바람직하다. 그런데 아무리 합리적일지라도 적용하고 발효되는 시점과 긴밀하므로 시의성이 더 중요하다. 질서유지와 국민의 복리증진에 긍정작용이 크고 정책수단 실천에 합당하다면 시의성을 고려해서 즉시 개혁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처럼 긴급재정 확보에 혈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논리로 일관하면서 피동적인 지난한 규제성의 관념과 틀은 바로 바꾸어야 한다. 시의성 못지않게 규제가 아닌듯한 의사규제(疑似規制)도 개혁 대상이다. 스포츠인이나 특수행태근로자들은 이번 위기상황에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했다. 고용보험제도 개혁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게 해야 함에도 개혁 억제, 무관심과 회피는 규제 이상의 압제와 같은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하에서처럼 경제, 사회, 행정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의 관행과 규제를 제로베이스에 놓고 관념과 틀을 고쳐나가야 하며, 무관심과 기피와 방관은 또 다른 성격의 규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경남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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