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시대, 항공운항·제조 모두 힘겹다
비접촉 시대, 항공운항·제조 모두 힘겹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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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국내 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0여일이 지난 현재 시점에 누적 확진자가 1만1000명, 사망자가 260명을 넘어서고 있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이 중세의 몰락과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를 가져오는 큰 변화를 일으켰듯 현재의 팬데믹 역시 기존의 국제질서와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을 비롯한 많은 지식인들은 앞으로의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 출현 이후의 이른바 비접촉(Untact) 시대는 벌써 우리의 일상에 도래해 있다.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시대의 거대한 흐름에 떠밀리듯 올라탄 요즘의 상황이다. 학교 현장에서도 인터넷 강의를 넘어선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까지도 큰 혼란 없이 받아들이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인간의 적응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언젠가 한 친구가 ‘같은 종의 물고기가 지리산, 설악산, 도봉산 계곡에도 있는데 어떻게 수계가 다른 원격의 서식지에 유전적으로 동일한 종이 살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대홍수에 의한 설 등 여러 가설이 존재하지만, 요즘의 상황에서 가장 공감가는 것은 새가 잡아먹은 물고기 속의 알이 소화되지 않고 배출 혹은 물에 잠긴 새의 다리에 알이 묻어서 이동 등의 설이다. 벌이나 새가 수분하는 것을 보면 알이 묻어서 이동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바이러스의 전파 또한 매개체를 통한 접촉(Contact)으로 이루어지며 그 매개체는 바로 숙주인 사람 그리고 사람을 실어나르는 교통기관이다. 교통기관 중에서도 많은 사람을 세계 곳곳으로 이동시키는 항공이야말로 바이러스 전파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2.7% 줄어든 2조3000억대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6920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1.5% 줄어든 1조1000억대 매출과 5490억원 손실을 기록하였다. 국제선 운항이 2월 들어서 점차 중단된 것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은 더욱 심각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항공운항’ 분야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원책을 서두르고 있지만, 운항수요 감소는 항공기 발주량 감소로 직결돼 ‘항공제조’ 분야에도 연쇄적인 충격이 일어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아직 전무하다. 그 충격파가 벌써 항공산업 현장을 강타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사천시청 앞 광장에서 사천지역 항공산단 노동자 연대 소속 회원들이 정부의 항공산업 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5월 7일에는 항공제조업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지자체 및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발족되었다. 이후 5월 11일에는 지역 상공회의소가 항공제조업을 7대 기간산업과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시키고 사천시를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대정부 건의문을 제출했다.

비접촉(Untact) 시대를 대비한 항공산업의 새판짜기는 하반기에 발표될 정부의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2020-2029)에 담길 예정이다. 다만 현재의 충격파를 견딜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여 국가의 기간산업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의 시급한 과제이다.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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