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학기제 도입은 일제 잔재 청산
9월학기제 도입은 일제 잔재 청산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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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COVID가 창궐하던 지난 3월 8일, ‘COVID-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하자는 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었다. ‘재난기본소득’이란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기에 김지사의 제안은 큰 반향을 불러왔고, 결국 용어와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은 지급되고 있다. 젊은 지도자의 혜안이 놀랍다.

또한 김지사는 3월 21일 ‘9월학기제 도입 방안’을 제안했다. OECD 국가 중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4월), 호주(2월)뿐이고, 칠레가 3월 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에서 유학 오거나 외국으로 가는 학생들의 1학기 시간 소비는 큰 사회적 문제였다. 이 9월 신학기제는 1997년 교육개혁위원회에서 교육개혁방안 논의로 출발하여 2006년과 2012년 교육혁신위원회에서도 도입을 검토 했지만 무산된 바가 있다.

전통사회의 교육에서는 정해진 학기제가 없었다. 초급 교육기관인 서당에서는 학년과 학기제도 없는 개별화와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었다. 학동의 실력을 테스트해서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고 학습하여 일정한 수준에 오르면 수료하는 방식이었고, 지방의 관학격인 향교도 그러했고,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에서도 일정한 정원을 두고 사서·오경을 구재(九齋)로 나눈 단계는 있었지만 일정한 학기는 없었다.

현행의 봄 학기제는 근대교육이 시작된 일제강점기에 일본과 같이 4월 1일 새 학기제를 시행하다가 해방 직후에 잠시 9월학기제로 전환되었고, 1949년 새 교육법이 제정되면서 4월학기제로 시행되다가 1961년 현행 3월학기제가 확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전형적인 일제(日帝)의 잔재라 할 수 있다.

‘위기는 기회다’ 또는 천재일우(千載一遇)란 말도 있다.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이르는 말’이다. COVID-19가 전 세계 인류에게 재앙이지만 대한민국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최소 3000억에서 최대 3조원까지 소요 경비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김 지사가 다시 제안한 9월학기제는 세계화 추세에 편승하면서 일재 잔재 청산이란 큰 의미도 있다.
 
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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