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이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도시
[기고]아이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도시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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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다쏘시스템 대표)
살기 좋은 도시란 어떤 도시일까? 개발 주도 시대에는 일자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한 도시를 꼽았다. 일자리와 교통 요지를 다 갖췄는데, 교육 및 의료 인프라가 낙후돼 도시 노동자의 대부분이 기러기 아빠라면 그 도시가 행복할까?
 
국민소득 3만불시대의 살기 좋은 도시는 일자리와 교통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자리와 교통 등 인프라가 탄탄하고, 가족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가족의 든든한 둥지가 되기 위해서 도시는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고, 도시와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만들어 내는 곳이 진짜 행복한 스마트시티일 것이다. 좋은 교육 인프라가 특정 대학을 많이 가는 그런 수치로 판단돼선 안된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는 것이지 아이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돼선 안된다. 초중고 교육이 아이들에게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해보게 해 가능한 생각인지, 정말로 좋은 생각인지, 무얼 더 개선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내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중고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타고 싶은 차를 만들어 보라, 살고 싶은 집을 지어 보라, 원하는 마을을 만들어보라, 원하는 거리와 도로를 만들어보라, 그리고 원하는 도시를 완성해 보라 등 점점 더 큰 질문을 던져보고 매 단계마다 간단한 3D 프로그램으로 실제처럼 만들어보게 하자. 아이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창의력에 기반해 가지각색의 차와 집을 만들어보고, 도로와 마을을 연결해 보고, 이걸 더 확대해 도시를 만들어 보게 된다. 아이들이 원하는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백이면 백 다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다. 아이들을 상상하게 하고, 단순히 머리 속 상상에 그치지 말고 가상의 공간에서 그 상상을 3D로 현실감 있게 펼치게 해 보자. 그런 다음에 그 상상의 현실성과 조화로움에 대해서 스스로 깨우치게 하자.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만의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구체화해 보면서 짜릿한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현실과 조율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창의 교육이고, 북유럽과 미국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성 수업이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 주자.
 
다음세대의 일터가 전세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교육은 더욱더 글로벌화 돼야 한다. 영어교육이 글로벌 교육이 아니다. 생각하는 방법,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창의와 협업이 교육의 본질이 되고 있으며, 전세계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한국의 교육도 빠르게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창의와 협업을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자녀를 그곳에서 교육시키고 싶을 것이다. 이렇게 교육이 도시의 발전 속도와 궤를 같이 하게 되면 시민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더 행복할것이다. 아이들만 참여해선 안된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진짜 행복도시라는 말이 있다. 가장 편안한 집을 상상하게 하고, 가장 좋은 거리와 도로를 만들어 보고, 가장 편리한 쇼핑센터를 만들어서 집과 연결할 교통수단을 만들어 보게 하자. 엄마의 머리로 고민해 보고 가상 공간에서 테스트해 보고, 도시계획에 의견을 개진해 보게 하자. 그리고 자녀가 만든 도시와 비교해 보게 하자.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지 않는가.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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