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15개정교육과정과 남명의 신명사도
[기고]2015개정교육과정과 남명의 신명사도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5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시호 (거창교육청 장학사)
지난해 경남일보의 기획시리즈를 읽으면서 남명의 신명사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2015개정교육과정과 이를 연관 지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는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에 대해 알아보고 신명사도와 간략하게 연관을 지어 보고자 한다.

첫째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역량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는 경(敬)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남명은 공부는 경(敬)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서 항상 정신은 깨어 있어야 하고 늘 몸과 마음을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즉 생각과 감정을 살피어 나태와 교만을 멀리하고 마음을 밝혀 항상심을 유지하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마음을 다스려 인격을 완성을 추구한다.

둘째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으로, 충신(忠信)과 수사(修辭), 구관(口關)과 관련 있다. 충신은 생각과 감정이 합일된 상태로 이를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성(誠)이다.

즉 충신을 마음가짐에 조금도 사심이 없는 경지를 말하고 수사는 마음이 밖으로 표현되는데 조금도 거짓됨이 없는 경지를 말한다. 구관은 내적인 마음이 밖으로 발로하는 것 가운데서 입이 가장 주의를 기울이고 삼가야할 관문임을 특별히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언행일치의 강조로 말을 함부로 하는 요즈음에 더 소중한 덕목으로 여겨진다.

셋째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으로 치찰(致察)과 지지지지(知至至之)와 관련 있다. 남명은 자신을 성(誠)하게 하기 위해 거경하여 존양하고 밖으로 의에 따라 성찰하는 것이 심성수양의 핵심이라 생각했는데 후자가 치찰이다.

치지(致知)는 사물과 타인을 살피어 원리를 터득하는 격물치지의 경지를 말하는데 선생은 특히 스스로 체득하는 것을 귀중하게 여겼고 유학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는 단순한 암기보다 원리를 터득하여 적용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과 깊은 수준의 지식정보처리로 주로 학교에서 길러야 할 역량이며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현대에 더욱 중요해 보인다.

넷째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사고 역량으로 신명사도가 그 좋은 예이다. 자작의 5개 도표를 포함하여 17개의 도표를 융합하여 심성수양의 요체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재구성하여 선행조직자로 제시하였다. 또한 극치(克治)와 복례(復禮)가 관련 있으나 여기서 설명을 생략한다.

다섯째 지역·국가·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의식 역량으로 필지(必至)와 관련되며 신명사도에서 가장 독특한 역량이다. 필지는 존양-성찰-심기-극치의 수양론으로 그 궁극적인 목표는 지어지선으로 반드시 도달해야할 경지이다. 즉 의(義)는 밖으로 결단하는 것으로 불의에 항거하고 사회가 어려울 때에는 결연히 일어나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으로 인(仁)과 밀접해 보인다. 즉 남명의 공부 방법은 경(敬)-신(信) 또는 성(誠)-지(知)-예(禮)-의(義)의 단계를 거쳐야 인(仁)에 이르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인(仁)은 백성에 대한 사랑으로 공부의 요체이자 동기인 것이다. 그 좋은 예가 서리망국론과 민암부이다.
 
차시호 (거창교육청 장학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