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고립 50여일만에 "덕분에 귀향"
크루즈 고립 50여일만에 "덕분에 귀향"
  • 정희성
  • 승인 2020.05.25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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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에서 일하던 진주 출신 20대 네덜란드 유학생
필리핀 韓대사관·박대출 의원 도움으로 귀국…감사 편지 남겨
진주출신의 20대 네덜란드 유학생이 코로나19로 망망대해에서 50여 일간 크루즈선에서 격리돼 있다 고향인 진주로 무사히 귀국했다.

지난 1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곧바로 진주로 내려온 A씨는 ‘음성’ 판정을 받고 현재 자가 격리 중인 가운데 최근 귀국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통합당 박대출 국회의원, 조현신 시의원에게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대한국민 국민, 진주시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유학을 마친 A씨는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크루즈선에서 임시직으로 음악공연을 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A씨가 탄 크루즈선은 지난 3월 20일부터 관광객을 태우지 않았다. 이후 크루즈선은 모든 나라의 항구에서 입항금지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호주 시드니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필리핀 마닐라 베이(5월 7일)까지 오게 됐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유럽 직원들을 비롯해 필리핀, 미국 직원들은 회사 전세기와 각 정부 전세기로 5월 9일에 자기 나라로 떠났지만 인원이 적은 나라의 직원들은 꼼짝없이 배에 격리됐다. A씨를 포함해 크루즈선 내 한국인도 2명에 불과해 이들의 귀국은 후 순위로 밀렸다. 급기야 필리핀 공항이 문을 닫으며 귀국은 더욱 어려워진 것처럼 보였다.

A씨는 답답한 마음에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연락했다. 한국대사관 직원은 크루즈선 회사의 대답과는 다르게 필리핀 공항은 닫히지 않았으며,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크루즈선 인사과를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이들은 마닐라발 인천행 비행기는 화물비행기밖에 없다며 기다리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마닐라 베이에는 총 18척의 크루즈선이 있었고 이에 대사관은 각 배에 있는 한국인 명단을 모아 필리핀 외교부에 공문을 발송하고 선사측에도 전자 우편으로 협조를 요청했다. 진주에서 딸 걱정에 매일매일 노심초사했던 A씨의 부모도 고심 끝에 지난 9일, 평소 알고 지내던 통합당 조현신 시의원에게 딸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렸다.

이에 조현신 시의원은 박대출 국회의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박 의원은 곧바로 외교부에 연락해 A씨를 비롯해 마닐라 베이 크루즈선(18척)에 있는 모든 한국인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당부했다.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박대출 의원 등의 노력으로 A씨를 비롯해 한국인들은 마침내 크루즈선에서 내려 배를 타고 육지에 도착했고 이후 공항으로 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A씨는 “매일 달라지는 회사측의 입장과 집으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불안감, 배 안에서의 격리 생활에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박대출 국회의원, 조현신 시의원 등의 도움으로 다른 국적의 직원들보다 빨리 집으로 오게 됐다”며 “바다에 떠 있는 크루즈선에서 배를 타고 육지로 가야 했는데 방법이 없었다. 한국대사관이 도와줘서 배를 탈 수 있었다. 다른 나라 국적의 직원들이 필리핀에 있는 각국의 대사관에 연락했을 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진주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24일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재외국민들의 귀국을 돕기 위한 정부의 ‘귀국 작전’으로 103개 국가에서 3만여 명이 고국 땅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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