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아이는 안녕한가요?”
[기고] “당신의 아이는 안녕한가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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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호 경상남도아동보호전문기관
가정의 달 5월이 저물어가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있는 만큼 더욱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달이다.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달인 5월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장기화됨에 따라 가족구성원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동학대의심 신고가 증가하였다고 하는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족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마당에 함께 사는 가족이, 함께 시간을 더 보낸다고 해서 아동학대의심신고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정말 아이러니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학대피해아동이 재학대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상남도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동학대로 신고 되어 흥분한 보호자가 필자에게 “당신은 체벌 없이 자녀를 키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은 적이 있다.

보호자를 진정시키느라 차마 대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필자는 맹세코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자녀를 체벌 없이 양육할 것임은 물론, 내 자녀 또한 자신의 자녀를 체벌 없이 양육하도록 할 것’이라고.

대한민국 아동복지법에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가 금지행위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체벌을 훈육의 도구로 사용하는 보호자가 많다.

이 중에서는 ‘나도 체벌을 당하며 올바르게 자라왔고, 내 자녀 또한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체벌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보호자가 대다수이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어제의 고통을 안줏거리 삼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들이 미화한 어린 시절의 고통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 기억을 미화하기엔 너무나 어렸던 당신들, 사랑의 매라는 이름 앞에 울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그 때의 어린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힘들지 않느냐”고, 그리고 지금 어른이 된 당신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아이는 안녕한가요?”

우리가 물려주지 말아야 할 것은 더 이상 가난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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