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어느 한인(韓人)회장 분투기
팬데믹, 어느 한인(韓人)회장 분투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05.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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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대 수필가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그는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용품 공급업체를 운영하면서 대규모 후원과 경기용품 개발을 통해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유지되도록 하는데도 일정 수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가일 뿐만 아니라 지역 한인회장으로서 직항로와 총영사관 재개설 같은 교민사회 숙원사업들도 해결했다. 또한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한 과거를 잊지 않고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학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는 등 자신이 가진 것을 많이 나누려는 친구다. 올 7월 계획된 도쿄 올림픽 공식 경기용품업체로 결정되면서 또 한 단계 발전하는 그를 볼 생각에 기대가 컸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세계 대부분 국가가 그렇듯 이번 코로나 사태로 그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올림픽 연기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그에게 위로라도 될까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비쳤더니, 취소된 것도 아니고 내년에 개최 된다니 올림픽 특수를 누릴 기회가 아직 더 남아있어 괜찮다며 염려해주어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되고 사회적 격리가 일상화되면서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재외기업들도 비할 바 없이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사회관계망을 통해 그가 여러 친구에게 소식을 알려왔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가 격리 생활이 어느 듯 8주가 지나고 있다. 오늘까지 이 나라는 23만 명도 넘는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됐고 2만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세상이 조용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좁은 집안에서만 생활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정부 치침을 잘 따르는지 정말 놀랍다.(중략) 그나저나 앞으로 얼마나 더 지나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지. 모든 직원들은 격리되어 각자 집에서 쉬고 있으면서 얼마 전부터 소수 인원만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한다”는 소식을 보낸 후 한동안 소식이 뜸했다.

국내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 같아 다시 연락을 했더니, 중국에 운영 중인 공장도 문제지만 한국 입국 시 격리로 인해 사업상 들어와야 함에도 올 수 없는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런 와중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았단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의 코로나 사태가 매우 심각해지면서 부족한 진단키트를 국내 업체와 연계하여 한국의 검증된 방역체계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코로나 책임문제로 미(美)와 중(中) 양 강대국의 충돌이 위험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세계무대서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발상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 같다며 그는 바쁜 듯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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