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한 숨 돌릴만한 쉼터 안될까요?”
“혹서기 한 숨 돌릴만한 쉼터 안될까요?”
  • 백지영
  • 승인 2020.05.2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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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대리운전 노동자 실태 토론회
업체 수수료 37.5%로 타지역보다 높아
진주지역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위해 혹한기·혹서기에 쉴수 있는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8일 오후 진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단과 민중당 류재수 시의원, 민주노총 진주지역본부 주최로 진주YMCA 4층 회의실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실태 토론회’가 열렸다. 대리운전 노동자의 근로환경을 살펴보고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지역 대리운전 노동자와 대리운전노조 경남지부 등 업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업계는 진주지역 대리운전 노동자를 1000명, 대리운전업체는 300곳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혹한기·혹서기를 대비해 대리운전 노동자를 비롯해 택배 노동자, 퀵서비스 노동자, 학습지 교사 같은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자로 나선 진주지역 대리운전 노동자 심재원씨는 “20년 전 진주에 대리운전이 상륙했을 때 요금이 1만원이었는데 되려 8000원으로 떨어졌다”며 “진주는 타지역과 비교해 대리운전 요금은 낮고 수수료는 높아 기사의 순수익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기본요금 8000원인 운전 기준,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3000원(37.5%)으로 통영(27.5%)이나 창원·부산(30%) 등 인근 타지역과 비교하면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본요금도 더 높고 장거리 콜이 더 많은 수도권은 수수료가 20%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는 “수수료 외에도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출근비(4000원), 업체가 일방적으로 선정해 사고 요율이 낮아도 인상되는 대리운전 보험료, 열악한 기사 복지와 부당 대우 등 바로잡을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원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대리운전은 법과 행정의 사각지대에 있다. 명확한 주무 부처가 없다 보니 보호해줄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업체의 일방적인 요구를 무조건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야간에 9시간씩 주취자들을 상대로 근무하지만 평균 수입은 최저임금보다 낮다”며 “업무 중 장시간 걷고 뛰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운전 대기하느라 식사도 제대로 못 해 위장병 등에 시달리는 것을 고려하면 착취나 다른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기사들끼리 단체를 만들고 목소리를 내 업체와 교섭하는 것”이라며 “지자체 조례나 표준 계약서, 공공 대리운전 앱 개발을 통한 새로운 시장 질서 창출 등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명진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 사무차장은 “증가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유형과 규모, 실태, 요구 등을 파악해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과 노동 보호 없이는 좋은 일자리도 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은애 의원은 “진주시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창원처럼 이동노동자 쉼터를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며 “높은 수수료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 대리운전 앱 개발 등의 방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류재수 의원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서 그간 제대로 된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 특히 진주지역은 처우가 열악하고 심각한 편”이라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의회, 진주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한편 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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