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부동자금 1100조 돌파 ‘역대 최대’
갈 곳 없는 부동자금 1100조 돌파 ‘역대 최대’
  • 연합뉴스
  • 승인 2020.05.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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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에 예금 이탈 확대 예상
규제강화로 부동산 유입 어려워
전문가 “당분간 주식으로 갈 듯”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2월에는 처음으로 한 번에 40조원이나 늘었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낮추면서 부동자금은 앞으로도 늘어나 증시나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에 달한다.

2016년 10월(1344조8670억원) 이후 3년 반만에 가장 큰 규모다.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1010조7030억원)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매달 증가하고 있다.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증가폭이 지난해 11월(32조7000억원 증가)과 12월(34조8000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채권을 뺀 다른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안전상품인 정기예금 금리 인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은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은행권의 잔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3월(2.02%) 이후 꾸준히 내려 지난달(1.57%)에는 1.5%대로 내려앉았다.

금리 인하로 더 풍부해질 유동성은 통상 증시나 부동산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12·16 대책 등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으로 유입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자금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그대로 남기가 점점 더 부담스러워져 어디론가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규제가 굉장히 강해졌는데, 향후 보유세까지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한동안은 부동산 시장보다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 고지를 되찾으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8일 현재 44조5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384억원)보다 63.1%나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이달 18일(10조783억원)에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황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계속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는데, 한동안은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한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갈 곳 없는 유동성이 유입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단기부동자금 증감 추이(단위: 십억원, %)

 
   단기부동자금  전기 대비 증감
2019.1  951,748  -0.9
2019.2  963,527  1.2
2019.3  982,127  1.9
2019.4  970,789  -1.2
2019.5  964,984  -0.6
2019.6  989,680  2.6
2019.7  968,328  -2.2
2019.8  977,472  0.9
2019.9  988,315  1.1
2019.10  978,035  -1.0
2019.11  1,010,703  3.3
2019.12  1,045,506  3.4
2020.1  1,050,908  0.5
2020.2  1,098,307  4.5
2020.3  1,106,338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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