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 ‘지하련 주택’ 철거냐 보존이냐
근대문화유산 ‘지하련 주택’ 철거냐 보존이냐
  • 이은수
  • 승인 2020.06.02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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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
마산YMCA 기자회견 열고 "창원시에 현지 보전" 촉구
“철거냐? 보존이냐?”

창원 마산의 근대문화 유산인 ‘지하련 주택’ 이 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가 근대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높이고 있지만 ‘지하련 주택’은 재개발로 인한 철거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허물 수 있다”며 “창원시가 주택을 매입해 현지 보전할 것”을 촉구했다.

‘지하련 주택’은 일본식 시멘트 기와를 얹은 2층 목조 양옥으로 마산 출신의 여류 소설가인 지하련이 살던 주택이다. 지하련 주택은 1936년 지어졌고, 1030년대 대표적인 시인 임화와 결혼한 소설가 지하련이 결핵에 걸려 서울에서 와 요양을 하던 친정집이다. 1940년부터 오빠들이 살고 있던 이곳에서 지내며, ‘결별’, ‘제향초’, ‘가을’, ‘산길’ 등 4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현재는 폐가처럼 방치돼 있지만 1930년대 지어진 현대식 구조로 문학적, 문화적, 건축학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위원회는 “창원시 경관심의위원회가 ‘지하련 주택’에 대해 이전 보존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문화재를 보전하면서도 사유지인 재산권을 모두 감안해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의견을 존중한 것”이라며 “용마산 산호공원 기슭의 2층 집은 고향을 잃고, 실향민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어딘가로 이주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위원회는 “이 주택은 2층 목조에 일본식 시멘트 기와를 얹은 양옥으로 식당과 욕실, 화장실을 내부에 두고, 거실을 실내 생활의 중심으로 배치했으며 천장을 통해 햇빛이 부엌에 들어오게 했다”며 “계단 손잡이와 붙박이장, 천정까지 섬세하게 장식을 하는 등 당시에는 마산 최대, 최고의 저택 중 하나였다”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특히 “독립운동까지 했던 지하련 오빠들까지 월북을 하며, 집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으며, 주택은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세월을 못이겨 손상된 부분이 많고, 2015년엔 큰 화재까지 발생해 내부시설이 크게 파손돼 문학적, 건축적, 역사적 의미가 큰 창원의 문화자산이 방치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창원시는 올 가을 90여 개의 근대건조물 전수조사를 통해 향후 보존대책을 세울 계획으로 있는데, ‘지하련 주택’은 보존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안다”며 “창원시와 의회의 신속하면서 주도적인 조치를 바란다”고 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마산합포구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인 ‘지하련 주택’/제공 =마산YMCA
마산합포구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인 ‘지하련 주택’/제공 =마산YMCA
마산합포구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인 ‘지하련 주택’/제공 =마산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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