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캔스피크'는 계속 진행중이다
'아이캔스피크'는 계속 진행중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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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2017년 개봉한 나문희(나옥분 역) 주연의 아이캔스피크라는 영화를 기억한다. 2007년 2월 미 의회에서 처음 열린 위안부 피해 관련 청문회에서 성노예 실상 등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 이용수 할머니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영화화했다고 했다. ‘위안부’ 시절을 이야기가 주가 아닌 현재의 삶을 사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아내어 더 감동적이었다. “내가 위안부의 산 증인이며 이제는 역사적 진실을 외면 말고 제대로 배상하라는 스토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최초 증언자 故김학순 할머니, 소녀이야기의 주인공 故정서운할머니, 진주가 고향이신 그림으로 ‘위안부’를 표현한 故강덕경할머니, 가수가 꿈이셨다는 故김복동할머니… 많은 분들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그렇게 한 생을 보내셨다. 역사적 진실을 직면하고 사죄와 배상으로 정의를 세우고 같은 일이 또 되풀이되지 않아야 하기에 아픈 역사를 기억하길 바래 전 세계를 다니시며 증언 활동과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5월 25일 2차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피해자이자 생존자로 활동하시면서 그간 정의기억연대(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전이사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회계상 잘잘못부터 사업의 방향, 개인적 서운한 감정까지. 이를 바라본 언론과 시민사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어진 정의기억연대의 해명과 윤미향 전이사장의 해명을 포함한 이후 활동에 대한 기자회견도 진행되었다.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의 발빠른 수사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위안부’ 운동의 대표주자로 30년 외길로 헌신해 온 윤미향 전 이사장에 대한 마녀사냥과 할머니 대한 인신공격등 2차가해로 정치적 대립구도를 만들어 악용하려는 사람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일본극우세력들의 막말 대잔치,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언론플레이까지 혐오에 혐오를 낳고 있다.

이용수할머니의 의견에 귀기울여 들어주고 정의기억연대의 활동의 다시 한번 평가해보고 오해가 있다면 풀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벌을 주고 다시금 신발끈을 매게 할 수 있다. 누구든 자신의 견해를 말할 수 있으며 수요시위, 평화의 소녀상 세우기, 위안부 역사관 건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활동 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던가?

궁극적인 목표와 목적이 같다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방향에 대한 문제라면 논의와 토론을 통해 얼마든지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지금은 ‘위안부’ 운동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다시 돌아볼 시기다.

왜 우리가 할머니와 함께 이 운동을 시작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전시하 성폭력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얼룩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원치 않게 ‘위안부’의 삶을 살았던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미투는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진주에도 4200여명의 진주시민의 힘으로 세운 ‘평화기림상’이 있다. 평화기림상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성노예로 끌려가 참혹하게 인권을 짓밟힌 피해자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행여 지금의 소용돌이 속에 마음이 심란하다면 잠시 ‘평화기림상’에 발길을 둔 채 평화와 인권을 되새겨 보기를 권해본다.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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