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란 시간을 정리하니
반년이란 시간을 정리하니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7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예빈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2020년도 반이 지났다. 나도 편집국장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정신없이 학보를 발간하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학보사 기자들은 15일에 발간되는 학보를 끝으로 당분간 쉬게 된다. 방학이 되기 전 내 나름대로 학보사의 반년을 정리해보려 한다.

3월, 코로나19로 개강이 미뤄졌다. 당시 학보사는 2020년도 학보 계획안을 이미 다 짜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학사일정을 따라 개강호는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가 밀리니 전체가 밀렸다. 전례 없던 전염병으로 시작이 좋지 않았다.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고 학우들 불만 사항이 끊이지 않았다. ‘서버 문제’ ‘등록금 문제’ ‘강의 질’ 등은 학우들이 제시한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여 학보에 글을 실었다. 학보가 발간될수록 ‘모든 부서가 코로나19에 대한 기사만 쓰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1학기 대학, 사회, 문화면은 ‘코로나19’를 벗어나지 못했다.

온라인 강의는 듣고 싶을 때 듣는다. 우리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강의 특성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 쳇바퀴에 굴러가는 햄스터 마냥 쉴 틈이 나지 않았다. 하나가 끝나면 바로 다음을 준비하는 일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 틈 없이 학보를 만들면 읽어주는 독자가 절실한 법이다. 저번 학기는 단과대별로 붙여진 학보를 읽는 학우들을 보면 괜히 뿌듯했다. 하지만 학우들이 오지 않아 대학은 텅 비었고 단과대별로 붙인 학보는 소용이 없었다. 학보사는 점점 식어만 갔다.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만 학보사를 힘들게 만든 건 아니다. 학보사 내부도 문제도 큰 숙제였다. 단체가 모여 일하면서 생기는 갈등 하나하나 신경 쓰니 머리가 아팠다. 직책이 높아진 기자들은 후배를 통솔해야 했고 자신의 글에 소홀하면 안 되었다. 대학생으로서 가진 의무도 차질 없이 해내야 했다. 한 학기동안 우린 너무 꽉 찬 하루를 보냈다.

‘끝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미약했던 시작에서 창대한 끝을 바라진 않는다. 단지 늘어진 줄이 꼬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무난하고 단단한 매듭이 끝을 장식하면 좋겠다. 중간 지점은 바라보니 끝과 시작이 전부 희미하다. 뒤를 보니 미흡했던 내 모습이 눈에 밟힌다. 하지만 이제는 앞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에 힘을 실을 때이다. 성숙해진 학보가 2학기를 장식해야 하니까.

박예빈(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