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선산업 장기적 발전전략 세워라
[사설]조선산업 장기적 발전전략 세워라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7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카타르에서 23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모처럼 조선산업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조선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이번 대규모 수주 실적에 ‘슈퍼사이클’을 거론하며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업황 자체의 근본적 개선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포함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감소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NG선 뿐만 아니라 유조선과 자동차운반선(PCTC) 및 액화석유가스(LPG)선과 같은 다선종 수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카타르 LNG선 발주로 숨통은 틔었지만 국내 조선소도크시설의 전면가동으로 이어져 기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고부가 해양설비(해양플랜트) 수주가 사라진 것도 아픈 대목이다.

지금 조선산업은 기로에 서있다. 분명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지만 갈 길은 멀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이번 기회에 조선산업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중장기 발전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전문가들도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는 조선업 고유의 장기적 변동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5일 도청에서 열린 ‘경남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협의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자리에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박사는 “친환경·고효율·스마트 선박 등 개별 아이템 개발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기술(ICT)업계와 해운업계 등의 협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해운·정보통신기술 등 연관업계가 전방위적 협력과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의 장기적 발전전략으로 제시된 ‘협력과 융합’은 대형 3사 등 개별 업체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힘들다. 정부, 지자체, 금융권, 학계, 노동계가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범국가차원의 실천계획을 짜고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 지금 미국, 러시아, 아랍권 등 주요 산유국은 세계 에너지 전략차원의 지정학적 원유 수송로 재편에 들어갔다. 카타르의 초대형 LNG선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결국 한국 조선산업의 성쇠는 대한민국 국가발전전략과 맞닿아 있다. 정부와 경남도는 단기적 ‘조선 사이클’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산업동향을 꿰뚫어 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