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남아도는 전기
코로나 여파에 남아도는 전기
  • 연합뉴스
  • 승인 2020.06.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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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여유전력 34%…역대 최고
산업용 수요 감요 가장 큰 원인
저유가 영향 전기도매가도 하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진단의 바로미터로 활용되는 전력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력거래소 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일시는 18일 오후 5시 6만5700㎿였고, 공급 예비력은 2만2511MW였다. 이때 공급예비율은 34.3%로, 월별기준으로 199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전국의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가운데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한 달 중 최대전력 일시를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이 비율이 34.3%라는 것은 한 달 중 전기 소비가 가장 많았던 날에도 30% 이상 전기가 남았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 월별 전력 예비율은 1월 15%에서 2월 19.1%, 3월 23.9%, 4월 25% 등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다 5월 들어 껑충 뛰었다. 날씨가 온화한 데다, 코로나19로 산업용 전기 수요가 크게 둔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올해 1분기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총 7097만 메가와트시(M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아직 4~5월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용 전력 수요는 더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전기도매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월 킬로와트시(KWh)당 84.3원 수준이던 SMP는 불과 4개월만인 5월에는 약 69.5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력도매가격은 사실상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의 발전단가가 결정하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LNG 물량 중 대부분이 국제유가에 연동돼 있다. 유가 하락은 3~4개월 시차를 두고 LNG 가격에 반영된다. 최근 유가가 조금씩 회복 움직임을 보이지만, 한동안 계속된 저유가 기조에 따라 SMP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덥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많을 것으로 예보돼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가정용 전력수요는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총 전력수요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산업용 수요는 여전히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줄 것으로 보여 에너지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수요 감소로 전력 예비율이 높아지면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석탄 발전소 위주로 전기가 생산돼 LNG 발전소는 발전 기회조차 받지 못해 전력 판매 기회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1GW의 발전소 건설 비용이 1조원 남짓인 것을 고려하면, 5월 여유 전력 22GW는 22조원 상당의 인프라가 ‘개점 휴업’ 상태라는 의미”라며 “연중 최대전력에 맞춰 발전설비만 늘려오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 활성화 등 보다 입체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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