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계국과 생태계 교란
[기고]금계국과 생태계 교란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8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늦봄인지 초여름인지 구분하기 애매하던 대지의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늦게 봄비가 지나가고 빗물을 머금은 식물들이 초록으로 빠르게 물이 오른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원의 한쪽, 가로수를 따라 길가를 가득 메우고, 도시공원의 어디에 가든지 쉽게 볼 수 있는 풀, 금계국이다. 금계국은 국화목에 속하는 큰금계국(학명 Coreopsis lanceolata)과 금계국(학명 Coreopsideae)이 있다. 몇 가지 차이점은 있지만 꽃의 모양으로 보면 금계국은 꽃잎이 가운데 부분이 자갈색을 띠고 큰금계국은 전체가 노랑색이다. 금계국은 초여름부터 피어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다. 금계국은 짙은 노랑색 꽃을 피운다. 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상쾌한 기분’이다.

이런 금계국은 5월에서 8월까지 꽃이 만발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꽃잎을 다 떨구고 비를 기다린다. 꽃을 받치고 있던 꽃대는 씨앗주머니로부터 서서히 말라 내려오고 바람이 세게 불면 꺽어져서 씨를 바닥에 뿌린다. 그래도 바싹 마른 씨앗주머니는 쉽게 씨를 떨구지 못한다. 그러다 비가 오고 빗물을 흠뻑 머금은 씨앗주머니를 받치던 꽃대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약한 바람에도 꺽어진다. 씨앗은 빗물과 함께 바닥에 뿌려지고 빗물에 실려 새로운 자리로 떠나간다. 다시 봄을 기다린다.

여름동안 샛노란 꽃이 만발하니 보는 이나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식물이다. 한편으로 꽃차로 즐길 수 있고 일본에서 연구 결과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된 유용한 식물이다.

하지만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금계국은 북미가 원산이다. 1988년 이후에 ‘꽃길조성사업’, ‘공원조성사업’이라는 명분으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러한 꽃이 이제는 기존의 꽃들의 자리를 점령하고 있다. 초여름의 샛노란 꽃이 보기 좋아 놔둔 것이 들녘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번식력도 대단하다. 당초의 목적대로 꽃길을 보기 좋게 하고 공원을 보다 아름답게 하는 정도라면 괜찮겠지만 지금 도시 인근은 금계국으로 뒤덮히고 있다.

일본은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이유로 번식을 막는다고 한다. 우리도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서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