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공원 명칭 변경 의견 수렴 후 검토”
“일해공원 명칭 변경 의견 수렴 후 검토”
  • 김상홍
  • 승인 2020.06.0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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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등 명칭 변경 촉구에
문준희 합천군수 간담회서 밝혀
합천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해 시민단체 등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자 문준희 합천군수는 군민 의견을 수렴해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9일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일해공원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해 공원 명칭 변경과 전두환 생가 국·공유 재산 목록 삭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올해는 광주민주화항쟁이 일어난 지 40년이 되는 해로 전두환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광주시민을 무참히 학살했다”며 “전두환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죄 많은 얼굴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데, 이는 아직 과거가 청산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곳곳에서 전두환 흔적 지우기와 역사 바로 세우기가 진행 중이며 현충원 현판과 청남대 동상, 남극기지 표지석이 철거됐다”며 “유독 합천에서만 ‘전두환 공원’인 일해공원이 존재하고 세금으로 전두환 생가를 보존 중”이라고 덧붙였다.

적폐청산 경남본부는 “공원 이름이 일해공원으로 바뀐 뒤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 생가를 세금으로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힐난했다.

이어 “내란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전두환 생가를 국·공유 재산 목록에서 삭제하고 일해공원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문준희 합천군수를 만나 역사 왜곡을 바로 세울 것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준희 군수는 이날 합천군청에서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와 간담회를 열고 “군민 의견을 수렴해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군수는 “시대가 이만큼 변했으니 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군민 의견을 모아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다만 합천은 전 전 대통령 고향이라 위인이든 죄인이든 군민들은 그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합천은 그래도 과거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가졌는데 날이 갈수록 꺾여 지금은 바닥 수준”이라며 “자랑스러운 대통령이지 못해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두환 생가를 국·공유 재산 목록에서 제외하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는 답변을 내놨다.

문 군수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수백억짜리 기념관이 있으나 우리는 초가 하나”라며 “군산에서는 울분이 생기지만 일제시대 흔적을 그대로 보존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가 관리에 매년 1000만원가량 들지만, 결코 많은 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좋은 대통령의 생가인지 나쁜 대통령의 생가인지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3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김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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