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을 유혹하는 ‘기생언론’
10대들을 유혹하는 ‘기생언론’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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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학생기자
청소년들은 어떻게 뉴스를 접할까?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미디어 이용률에서 종이 신문은 11%인 반면 모바일 기반 인터넷(이하 모바일)은 91.7%로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바일에서 어떤 언론사의 뉴스를 가장 자주 접할까.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위키트리’, ‘인사이트’의 기사를 자주 공유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실제로 5월 30일 현재 ‘인사이트’의 경우 페이지의 ‘좋아요’ 수가 659만명으로 SBS뉴스(105만명), KBS뉴스(63만명)과의 영향력차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동일한 주제에 관한 기사지만 SBS기사에는 195개 ‘좋아요’가 달린 반면 인사이트의 게시물에는 7300명이 반응을 했다.

10대들은 기성언론보다 기성언론에 기생해 콘텐츠를 가공한 ‘위키트리’, ‘인사이트’와 같은 매체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들은 막대한 영향력을 10대들에게 끼칠 수 있었을까? 먼저 ‘인사이트’가 포스팅하는 기사의 수는 타 언론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기성언론사의 주 평균 기사 송고의 2~4배 가량 많은 31.3개로 알려졌다.

이 기사들은 페이스북에 포스팅되어 659만명의 피드에 오른다. 두번째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길고 복잡한 글 읽기를 싫어하는 것도 기생언론의 인기의 주 요인 중 하나이다. 이들의 기사는 가벼우며 간단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기사의 내용도 1분이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는 속성을 띄며 주제, 제목, 사진등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 또한 청소년들을 현혹하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으로 청소년의 시선을 이끈다.

이들의 문제점은 기자들이 사실확인 없이 자료를 퍼나르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능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쉽게 노출된다는 점, 상당수가 자아정체성이 미숙하거나 형성되기 전의 상태임을 고려했을 때 언론의 형식을 띈 매체들이 끼칠 부정적인 영향력이 상당하다. 또한 다루는 정치·사회의 주제가 한정적이라 청소년들이 사회이슈에 대해 단편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부분의 기생언론 소비층인 청소년들도 기생언론의 부정적인 면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 오늘’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가장 불신하는 매체는 ‘인사이트’로 ‘위키트리’가 그 뒤를 이었다. ‘신뢰가 안 간다’, ‘불필요하고 자극적 뉴스’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실제로 ‘인사이트’ 게시물의 댓글에는 ‘이게 기샤냐’, ‘이러니까 기레기 소리 듣지’ 등의 불신의 목소리가 많이 달렸다. 또한 기자 주변의 학생들은 제목 어그로(부정적인 이슈를 꺼내어 관심을 모음), 제목과 내용과의 불일치 등 평소 기사를 보면서 불편을 느꼈다고 밝혔다.

역설적이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습관적으로 이들의 기사를 클릭하고 조회수를 늘려주고 있다. 이들의 ‘좋아요’와 댓글은 결국 광고주들에게 사이트의 영향을 알려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0대와 기성언론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 10대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검증된 기성언론의 기사를 소비하는 습성을 길러야 하고 기성언론도 10대들의 변화하는 취향에 맞게 온라인에 최적화된 형태로 기사를 재편집해 온라인에 노출함으로서 좀더 10대들에게 접근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신기원 학생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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