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에서 국토 수호의 의지를 다져보자
진주성에서 국토 수호의 의지를 다져보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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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신 시민기자
진주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 진주성이다. 진주성에는 유려하고 아름다운 진주 남강의 풍경과 함께 임진왜란 제1차, 제2차 진주성 전투 등이 녹아 있다. 그런데도 진주시민들도 제대로 모르는 문화유산이 많다.

진주성 정문에 해당하는 공북문으로 들어가기 전 매표소 뒤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글이 새겨진 성벽 돌이 있다. 1860년 진주성을 개축할 때 축성 작업의 일부를 담당한 사람들을 표시한 것이다.

공북문을 지나 영남포정사로 향하는 언덕 입구 앞에는 충무공(忠武公) 김시민(金時敏, 1554~1592년) 동상이 있다.

충무공 하면 이순신(李舜臣) 장군만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충무공 시호를 받은 분들은 우리가 아는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김시민 장군과 조영무(趙英茂), 이준(李浚), 남이(南怡), 이수일(李守一), 김응하(金應河), 정충신(鄭忠信), 구인후(具仁逅) 장군 등이 있다.

공북문에서 동쪽을 향해 성벽을 따라 올라가면 촉석광장이 나온다. 전시된 총통 뒤로 김시민 전공비 (金時敏 戰功碑)와 진주 촉석정충단비 (晋州 矗石 旌忠檀碑)가 나란히 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호와 2호이다.

3호는 촉석루 바로 옆 진주 쌍충사적비 (晋州 雙忠 事蹟碑)다.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제말 장군과 조카인 제홍록의 충의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이다.

촉석광장 진주성 임진 대첩 계사순의단(晋州城壬辰大捷癸巳殉義壇)으로 올랐다. 제단 아래에는 진주성 1, 2차 전투와 논개의 순국이 돋을새김으로 있다. 제단 앞에 고개 숙여 예를 올리고 물러나 촉석루로 걸음을 옮겼다.

촉석루에서 바라보는 넉넉한 남강의 풍경이 시원하고 달곰하다. 오가는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고 지난다. 촉석루에서 내려와 의기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 의기사로 향했다. 고 김수업 전 경상대학교 교수는 ‘진주문화를 찾아서-논개’에서 “논개는 의를 실천한 여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당 왼쪽에는 진주 기생 산홍의 ‘의기사감음(義妓祠感吟)’ 시판이 걸려있다. 산홍은 을사오적 중 하나인 이지용이 첩으로 삼으려고 하자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냐며 거절한 절개를 드러낸 진주 기생이다. 논개의 후예다운 기개다.

성벽 너머의 푸른 남강을 따라 성벽을 천천히 거닐면 매점이 나온다. 매점 뒤뜰에 개천 예술 탑이 있고 여기서 몇 걸음 더 위로 올라가면 3.1 독립운동 기념비와 6.25전쟁 진주지구전승비가 있다.

전승비를 지나 다시금 성곽을 따라 거닐면 서장대가 나온다. 서장대를 내려오면 호국사가 있다. 2019년 쓰러진 수령 600년의 느티나무 자리에 나무를 기억하며 만든 1년 뒤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 조형물이 있다.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한 7만 민·관·군의 숭고한 넋도 기린다. 또한, 6·25 전쟁 등 진주성의 근현대사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느린 우체통 뒤편으로 야트막한 언덕으로 계단이 이어진 곳에 창렬사가 있다. 임진왜란 때 순절한 충무공 김시민을 비롯해 창의사 김천일·충청병사 황진·경상우병사 최경회 등 등 39명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예를 올리고 물러 나왔다.

진주성은 역사 흉터다. 시간이 지나면 그날은 점점 흐려진다. 흉터를 보면 당시를 떠올린다.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다.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않으면 흉터는 언제든 큰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 호국보훈의 달, 진주성에서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문화유산을 따라 국토 수호의 의지를 다져보자.

/김종신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역사의 흉터인 진주성 내 창렬사는 임진왜란 때 순절한 충무공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39명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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