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덕여왕의 옥문곡(玉門谷)은 합천에 있다
[기고]선덕여왕의 옥문곡(玉門谷)은 합천에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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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교육학박사)
삼국유사에 기록된 선덕여왕지기삼사 즉 선덕여왕이 미리 안 3가지 중 하나인 옥문곡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경주 인근의 여근곡(女根谷)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에는 옥문지에 두꺼비가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서남쪽 국경 지대의 옥문곡으로 알천과 필탄에게 명해 군사를 이끌고 가서 수색하게 하여, 매복해 있던 백제군사를 500명을 엄습해 죽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백제본기에는 장군 우소에게 명해 갑옷을 갖춘 군사 500명을 거느리고 가서 신라의 독산성(獨山城)을 습격하게 하였으나, 옥문곡에서 군사들이 쉬는 사이에 알천이 들이닥쳐 우소가 사로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이 설화의 발생지인 옥문곡의 위치에 대한 주장이 달라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주장으로 삼국유사에는 여근곡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삼국사기에는 옥문곡으로 신라의 서남쪽 변경으로 기록되어 있어, 경주 가까이에 있는 여근곡보다 백제병사가 잠복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삼국사기권5 신라본기5 선덕왕 5년(636)에 백제 장군 우소가 독산성(禿山城, 성주)를 치기 위해 옥문곡에 와서 매복해 있었다는 기록과 김유신 열전상조에 진덕여왕 2년(648)에 김유신이 대량성(大梁城) 밖에서부터 백제군을 유인하여 옥문곡에서 격파한 뒤 품석 부부의 유골을 찾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옥문곡은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 사이의 합천군 가야면에 있었다는 견해이다.

위 두 주장으로 보아 옥문곡은 합천군의 어느 지점을 가리키고 있는데, 독산성이 성주뿐만 아니라 합천군 덕곡면에도 있다. 덕곡면의 독산산성은 대야성과 함께 신라가 낙동강을 건너 남쪽과 서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옥문곡이 합천읍에서 덕곡면 사이에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마침 초계 향교터는 인근 적중면 정토에서 보면 여자가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형상으로 여근곡이라 불리고 있고, 정토의 나팔등은 남근(男根)과 같아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있다고 한다. 향교터는 대량성에서 30리 정도 떨어진 곳으로 독산산성으로 가는 길목이며 김유신 장군이 주둔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미타산성에서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즉 독산성은 성주가 아니고 덕곡에 있고 옥문곡은 가야가 아니고 초계에 있다고 삼국사기는 주장하는 듯하다.
 
안산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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