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기업결합 엄격하게 판단해야
배달앱 기업결합 엄격하게 판단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4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교수)
우리나라의 배달문화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신속과 정확을 자랑한다. 한때 가정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LPG 가스통 배달 오토바이가 자동차 사이와 좁은 시내 골목길을 아슬아슬하게 누비고 다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특히 중국음식 배달 오토바이는 지금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배달서비스의 모습이다. 휴대폰 광고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까지 조각배를 타고 가서 ‘짜장면 시키신 분’을 찾는 광고까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배달서비스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기기의 발달과 함께 배달앱을 통한 음식배달이 이미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배달앱은 음식점과 소비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스스로 시장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사람이나 집단이 많아질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국내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독특한 광고나 수수료 0% 또는 최저가보장제 등을 통하여 국내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이처럼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두 업체가 최근 들어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과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갑질 논란에 휘말리면서 그동안 소비자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쉽게 이용했던 배달앱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독과점의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국내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1위로 시장점유율이 55% 정도이고, 독일계 배달전문서비스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2·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세 배달앱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8%가 넘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100%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하기로 한다는 발표를 하고 지난해 12월 30일에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접수하여 현재 심사중에 있다. 기업결합 이후에도 국내에서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서로 서비스를 합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국내 배달앱 시장의 98% 이상을 외국계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장악하게 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공정위의 심사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계 회사가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게 되는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입장에서는 공정위가 심사과정에서 배달앱 시장만이 아닌 전체 주문배달 시장, 통신판매중개업 등으로 시장이 넓게 획정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두 기업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독과점수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결국은 공정위가 심사과정에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시장범위를 두 회사가 바라는 것처럼 넓게 획정할 것인지, 넓게 획정하는 경우에도 각 세부 시장의 독과점 여부를 판단의 자료로 삼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공정위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배달의민족’이 지난 4월 1일 갑자기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소비자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하자 이에 대해 사과하고 수수료 개편안을 전면 백지화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달 초에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요기요’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한 최저가보상제를 통해 우월한 지위를 앞세워 입점업소의 가격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두 업체 모두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 일반소비자들을 위한 제도라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그로 인한 손해는 입점업소가 떠안고 그로 인한 이득은 모두 이들 업체에 돌아가게 된다.

이들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배달을 하는 음식점에게 배달앱 가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청에 대한 심사를 함에 있어서 이들 업체가 결합할 경우 외국계 기업이 국내 배달앱 시장의 98% 이상을 독점하게 된다는 사실과 기업결합 후 이들 배달앱 업체들이 서로 담합하여 수수료를 변경하면 가입 음식점들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해야만 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최창민
  • 고충처리인 : 박철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