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형 기업 육성 플랫폼으로 ‘히든 챔피언’ 육성해야
진주형 기업 육성 플랫폼으로 ‘히든 챔피언’ 육성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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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진주시의원
시력 측정 자동화시스템 세계 1위 기업, 약국 자동화시스템 세계 1위 기업. 이 두 기업은 국내 기업으로 2013년도 KBS에서 15부작으로 방영된 ‘히든 챔피언’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다.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은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 박사가 만든 개념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3위,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의 글로벌 챔피언 기업을 의미한다.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된 세계의 2734개 기업 중 독일은 1307개(47.8%)의 기업을 보유한 반면 한국은 23개(0.1%)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히든 챔피언 기업의 근간에는, 독일의 체계적인 미텔슈탄트 정책이 있었다.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허리’를 뜻하는 독일어로, 중소기업을 일컫는 용어이다.

인적 자원을 중시하고 제조업과 수출 위주의 경제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독일과 유사점이 많다. 이에 우리나라는 미텔슈탄트 정책을 벤치마킹해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고자 ‘월드클래스300’과 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 지자체들도 ‘히든 챔피언’ 기업 배출을 위해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육성사업을 매출 규모와 성장성에 따라 단계적 지원하고 있다.

진주시도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들을 꾸준히 펼치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지원사업이 광역권 도시에 비해 부족하다. 스타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은 시·도의 테크노파크(TP)에서 컨트롤타워를 하고 있으며, 경남에서도 ‘경남지역우수(스타)기업사업’ 및 ‘글로벌강소기업 육성사업’ 등으로 우수기업을 육성 중이다. 하지만 경남 내의 모든 도시를 포괄하고 있으므로 진주와 같은 규모 도시로의 효과는 충분치 않다.

진주시 내의 기업 중 기술적, 규모적 측면에서 히든 챔피언 후보군을 찾기 쉽지 않다. 따라서 진주시의 특화산업을 기반으로 한 우수기업 육성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술 중심의 잠재적인 성장력을 지닌 기업을 발굴하여 체계적인 육성을 해나가야 한다.

미텔슈탄트 정책의 또 하나의 중요한 지원 프로그램은 산학연 연계 지원, 이른바 Go-Cluster 사업이다. 지역별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독일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진주, 사천은 우주항공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하고 있고, 2018년에는 진주 혁신도시 일대 40km(진주·사천·함안·고성)가 ‘항공부품, 소재산업’을 대표로 육성하는 ‘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됐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진주의 ‘항공우주산업’의 메카 육성을 골자로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유치함으로써 탄탄한 산학연관 협력 체계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 경남도의 기업육성사업뿐 아니라 진주시의 특화된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으로 구성된 전담조직 구성 및 육성 플랫폼 발굴이 필요하다. 항공산업의 특징은 장기적인 지원과 투자 및 상호 간의 밀접한 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예비 항공우주 우수기업, 항공부품, 항공소재 우수기업 등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육성을 해야 한다. 인근 사천 소재 기업과의 밀접한 교류 및 사천시와의 공동 기업 육성 사업도 필요하다. 또 진주에 위치하고 있는 유관 연구기관(세라믹연구원 등)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 및 기업과의 연구 인프라 연계도 중요하다. 통합이 예정된 경상대, 경남과기대 등 항공우주의 교육인프라도 적극 활용해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슬로건을 내건 진주시가 브레멘과 같이 중소도시이지만, 다수의 히든 챔피언을 보유한 항공우주산업 도시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재욱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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