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나무 수난…사과·배 ‘금값’ 되나
과수나무 수난…사과·배 ‘금값’ 되나
  • 연합뉴스
  • 승인 2020.06.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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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해·우박 이어 화상병 창궐
피해 확산에 생산량 감소 예상
추석 무렵 가격 치솟을 가능성

올해 유난히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수난을 겪는다. 4월 이상 저온으로 착과에 애를 먹더니 지금은 치료 약도 없는 과수화상병에 걸려 뿌리째 뽑혀 나가거나 감염 위협을 받고 있다. 별안간 우박에 맞아 알사탕만큼 자란 과실에 흠집이 나기도 했다.

잇단 기상이변과 병해충으로 사과·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진다. 추석 등 성수기 사과·배 값이 치솟아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제기된다.

1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까지 충북 충주·제천·음성·진천, 경기 안성·파주·이천·연천·양주·광주, 강원 평창, 충남 천안, 전북 익산을 합쳐 13개 시·군 434곳의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피해면적만 239.8㏊에 이른다. 사과 농가가 400곳이고, 나머지는 배 또는 배·사과 혼식 농가이다.

충북에서 발병이 시작돼 경기와 충남, 전북, 강원으로 번진 양상이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무탈하다.

이 병은 잎과 줄기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말라 죽는 병이다. 전문가들은 화상병 세균이 잠복해 있는 나무의 경우 다음 달 중순까지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업고 증상이 발현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병의 확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은 모든 나무를 뽑아내 땅에 묻어야 하고, 이는 곧 재배면적과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사과만 보면 전국 재배면적의 1%가 화상병 피해를 봤다. 화상병이 아니어도 올해 사과·배 생산량 감소는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지난 4월의 이상 저온 때문이다. 과수는 개화기나 꽃이 피어 있는 동안 영하의 날씨에 노출되면 암술의 씨방이 검게 변하면서 죽어 수정 능력을 잃게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6월호를 보면 올해 전국의 저온 피해 발생률은 사과 27.3%, 배 45.9%에 달한다. 저온 피해를 본 농가는 열매가 맺혔더라도 기형이거나 비대 불량의 생리 장애가 나타난다.

‘후지’와 ‘홍로’를 중심으로 착과 수도 9% 감소했다.

배도 생육상황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나쁘고, 착과 수도 감소했다. 단위면적(10a)당 봉지 수는 착과 수 감소에 따라 작년보다 31.7%나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6월호에는 과수화상병 피해와 영주, 봉화, 거창, 무주, 남원, 곡성, 보성, 순천 등지의 우박 피해가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사과는 작년보다 생산량이 줄 가능성이 있어 높은 시세가 예상된다”며 “다만 기상여건에 따라 과비대가 이뤄지면 생산량 감소 폭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도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며, 솎아내야 할 비정형과도 봉지 작업을 하는 농가가 많을 것으로 조사돼 향후 품질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는 “냉해에 이은 우박과 과수화상병이 겹쳐 산지의 과일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산 과일 수요가 많아진 점까지 고려하면 가격이 적잖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충북에서 발병한 과수화상병이 경기와 충남, 전북, 강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화상병은 잎과 줄기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말라 죽는 병이다. 사진은 화상병으로 인해 잎이 말라진 모습. 사진제공=경남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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