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암호가 걸려있다 /이혜자
고요합니다
쥐 죽은 듯이 사방이 이러합니다
폐경 지난 꽃의 마르는 소리
마른 목에 침 넘어가는 소리
건전지를 빼버린 시계처럼
넘어가기를 기다리는 책장
슥슥 뭐든 기록하고픈 연필
숨조차 쉬는 것이 없습니다
쓰다듬어봅니다
손등에서 쭈욱
오른쪽 왼쪽 두 볼도
가슴도 쓸어봅니다
봉지마다 꽃씨가 담긴 듯
폴더마다 나눠 담긴 나는
클릭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두드리면 열리고 마는
나에게도 꼭꼭 심어둔
허술한 암호가 있습니다
-----------------------------------------------------
암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집이며 자동차며 휴대폰이며 컴퓨터, 어느 것 할 것 없이 필요충분 조건이 맞아야 진행되는 시대이다. 아니 이름조차도 공개된 암호이다. 언제나 수동적인 시간 속에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인의 암묵적인 허락이 닫힌 듯 열려있다는 시 한 편, 감동과 승복을 통해 열리는 저 허술한 암호를 두드려 볼 일이다
어제가 하지夏至였다,
태양은 더 작렬 할 것이고 세상은 더 달구어 질 것이다.그 에너지에 거둬야 할 것과 피어야 할 것과 익어야 할 것을 암호로 소통
하는 자연은 그래서 위대하다. (주강홍 진주예총 회장)
고요합니다
쥐 죽은 듯이 사방이 이러합니다
폐경 지난 꽃의 마르는 소리
마른 목에 침 넘어가는 소리
건전지를 빼버린 시계처럼
넘어가기를 기다리는 책장
슥슥 뭐든 기록하고픈 연필
숨조차 쉬는 것이 없습니다
쓰다듬어봅니다
손등에서 쭈욱
오른쪽 왼쪽 두 볼도
가슴도 쓸어봅니다
봉지마다 꽃씨가 담긴 듯
폴더마다 나눠 담긴 나는
클릭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두드리면 열리고 마는
나에게도 꼭꼭 심어둔
허술한 암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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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집이며 자동차며 휴대폰이며 컴퓨터, 어느 것 할 것 없이 필요충분 조건이 맞아야 진행되는 시대이다. 아니 이름조차도 공개된 암호이다. 언제나 수동적인 시간 속에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인의 암묵적인 허락이 닫힌 듯 열려있다는 시 한 편, 감동과 승복을 통해 열리는 저 허술한 암호를 두드려 볼 일이다
어제가 하지夏至였다,
태양은 더 작렬 할 것이고 세상은 더 달구어 질 것이다.그 에너지에 거둬야 할 것과 피어야 할 것과 익어야 할 것을 암호로 소통
하는 자연은 그래서 위대하다. (주강홍 진주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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