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남의 백년가게 (8)통영 고성곱창
[기획] 경남의 백년가게 (8)통영 고성곱창
  • 김영훈
  • 승인 2020.06.2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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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곱창으로 오랜 세월 이어온 ‘맛집’
수산물의 왕국 통영에서 곱창으로 오랜 세월동안 손님들의 입맛을 담당해 온 식당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영시 무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고성곱창은 1986년 문을 열고 35여 년 동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성곱창은 현재 2대 사장인 최낙기(47) 대표가 1대 사장 어머니 황분이(73)씨와 함께 가게를 이끌고 있다.

주재료인 국내산 곱창은 도축장에서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구매해 사용하고 있고 손질도 직접하고 있다.

인기 메뉴인 곱창전골은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곱창과 고성곱창만의 비법 육수가 어우러져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곱창전골 외에 양구이, 대창구이, 제비추리 등 구이류도 인기다.

특히 곱창 전문점으로 주변에서 냉면 등 추가 메뉴 권유도 있었지만 곱창 하나만을 재료로 손님들을 대접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곱창을 먹은 후 냉면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추가 메뉴로 하라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럴때면 냉면은 냉면가게에서 드시라고 말씀드린다”며 “곱창을 사이드메뉴나 메뉴 중 하나로 하는 집들은 많겠지만 고성곱창처럼 곱창을 전문점으로 하는 집은 아마 찾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곱창의 시작은 현재 무전동이 아닌 항남동에서 출발했다.

1986년 당시 항남동은 7~8개의 곱창가게가 한 자리에 모여있어 곱창골목으로 불렸다.

고성곱창은 이 시절 8개의 점포 중 가장 늦게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는 당시 영업을 했던 곱창가게 중 유일하게 문을 열고 있다.

고성곱창의 시작은 자식들을 공부시키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 때문이었다.

황씨는 “고성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과 지내왔다. 큰 딸이 진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면서 생활에 변화가 왔다”며 “통학이 어렵기 때문에 방도 구해줘야 하고 학비도 내야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으로 먹고 살기는 가능했지만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언니 가게(기사식당)에서 7년 동안 일을 도와왔다”며 “때마침 딸의 진학과 함께 손님이 통영에서 가게를 해 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있었다”며 “아이 아빠와 상의 끝에 통영으로 가서 장사를 하자고 결론을 내고 통영에 왔다”고 말했다.

최낙기 대표는 “7년 동안 이모님 가게에서 일을 하시면서 음식 솜씨가 좋아서 주변에서 가게를 따로 하나 차려보라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처음에는 통영에 와서 자신의 가게를 좀 도와달라고 하셨는데 어머니께서 그렇게는 안된다고 해 이후 조율 끝에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하면서 통영에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통영 곱창골목에서 후발 주자였던 고성곱창은 늦은 시작만큼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맛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꺼리는 손님들을 당장 붙잡기에는 전략이 필요했다.

황씨는 “고성에서 했던 것처럼 냄비에 전골을 내 줬는데 그 방법에 손님들이 낯설어 했다”며 “어느 손님이 맛은 참 좋은데 빨리 식는 냄비보다는 돌판이 좋다고 추천을 해 줬는데 이후 돌판으로 바꾸고 많은 손님들이 찾았다”고 말했다.

돌판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둔 고성곱창은 이후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가게와 가정집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자식들은 손님들이 귀가해야 잠을 청할 수 있어 불만이 많았다.

최 대표는 “집이 좁아서 손님들이 가득차면 있을 곳이 없었다”며 “내가 빨리 쉬기 위해서는 가게 일을 도와야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최)낙기가 막내였는데 손이 참 야무지고 일도 잘 도와줬다”며 “그래서 지금도 이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잠 잘 곳 없이 좁았던 고성곱창은 이후 옆집을 사들이고 확장한 후 2002년 지금의 무전동으로 대확장 이전을 하게 된다.

2002년 확장이전 이후에는 최 대표가 본격적으로 가게를 운영한다.

최 대표는 “군대 말년 휴가 때 집에 쉬고 있는데 가게 일을 도와주시던 아주머니께서 일을 못하게 돼 그때 잠시 일을 도와드렸다”며 “그때 가게에 실직하시고 어머니께 일을 배우러 오셨던 40대의 가장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 전역 후 많은 생각을 했고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어머니의 일을 이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돼 일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사장이었던 최낙기 대표는 이제 40대 후반으로 50대를 바라보게 됐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이 힘든 일을 자식에게 만큼은 시키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하지만 백년가게 이후 최 대표의 생각은 180도 바뀌게 된다.

최 대표는 “통영시의 추천으로 백년가게라는 제도를 알게 되고 신청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선정되면 좋겠다라는 단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선정되고 언론에도 보도가 되고나니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이어 내가 했던 이 가게를 아들이 이어 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려운 일이고 강요는 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대를 이어가는 식당(가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가게에 대한 자부심, 대를 잇는 자부심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런 가게들이 많이 늘어가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 대표는 “백년가게 선정 이후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며 “현재 부모님께서 몸이 다소 불편하신데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아픈 곳 없이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시작할 당시 메뉴에서 단 하나의 변화도 없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초심 그대로 맛을 지키는 가게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고성곱창 : 곱창전골 및 전골류, 구이류 등. 통영시 무전3길 11-9, 전화 055-645-4011,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연중무휴. 주차가능(주차장 완비).



 
1986년 문을 연 고성곱창은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곱창과 고성곱창만의 비법 육수가 어우러져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최낙기(오른쪽) 대표와 어머니 황분이(가운데)씨, 형 최낙권씨가 가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1986년 문을 연 고성곱창은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곱창과 고성곱창만의 비법 육수가 어우러져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최낙기(오른쪽) 대표와 어머니 황분이(가운데)씨, 형 최낙권씨가 가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고성곱창의 곱창전골.
   
고성곱창 외부 모습.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고성곱창의 곱창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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