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시각] 자연에 남겨진 상처 ‘쓰레기’
[기자의시각] 자연에 남겨진 상처 ‘쓰레기’
  • 이웅재
  • 승인 2020.06.23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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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산과 바다가 인파로 북적인다. 연휴 때는 캠핑카와 텐트 등 머물면서 쉴 수 있는 장비들도 흔히 보인다. 지금도 이런데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은 불문가지다.

일상에 지친 국민들이 심신의 피로를 덜고, 안정을 얻기 위해 경치 좋고 공기 맑은 산과 바다를 찾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코로나19로 내수경기가 침체된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려할 일일 것이다. 문제는 흔적이다. 즐기는 이들이 떠난 현장은 처참한 상처 투성이다. 야영지로 잘 정비되고 관리되는 곳과 달리 관리 주체가 특정돼 있지 않은 바닷가와 자연발생 유원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취미가 낚시라고 당당히 밝히기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을 정도다. 대상어종에 따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볼락과 감성돔 등의 어종이 한풀 꺾이면서 문어와 갑오징어, 무늬오징어 낚시가 대세를 이룬단다. 그런데 낚시인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흔적이 2차오염 등 더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바닥에 걸려 버려지는 낚시줄과 납, 에기 등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오죽하면 연안에서 작업하는 해녀와 스쿠버다이버 등 잠수 전문가들이 바닷속에 엉켜있는 낚시줄이 거미줄과 같다며 입수를 두려워할까. 특히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낚시소품 대부분은 비닐로 포장돼 있다. 버려지기 딱 좋은데 친환경 소재는 극히 드물다.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기에 안타깝기도 하다.

요즘 세상에 드러내 놓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다수가 자기 쓰레기 스스로 가져간다는 양식 정도는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오염물질 투기다. 바람에 날려 가는 쓰레기, 어디선가 날려온 쓰레기, 누군가 버려 부패된 쓰레기 등은 미리 준비한 쓰레기 봉투에 좀체 담겨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야외, 그것도 늘상 바람이 부는 바닷가는 바람에 날려가면 쉬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장소다. 즐기기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마땅하다.

우리 국민은 코로나19 사태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연, 자자손손 대물리는 인류의 유산이다. 보호와 보존을 위한 국민 개개인의 양식있는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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